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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화 시대를 맞아 전국의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방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지방 산업 육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다른 지자체들이 대덕 밸리 바이오 벤처 기업들에게 파격적인 이전 조건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덕 밸리 바이오 벤처들의 현 상황과 일부 이탈 기업들의 떠나는 이유,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 다른 지자체의 사례 등을 3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바이오벤처, 脫대덕(2)

"기업이 좋은 비즈니스 환경 제공과 강력한 정책 지원을 받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당연스러운 일 아닙니까."

"다른 지자체에서 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이전 조건을 제시하는데 어떤 기업이 마다하겠습니까."

"脫대덕 러시가 이어지면 대덕 밸리의 위상과 명성이 급락할 겁니다. 대전시의 보다 적극적인 '기업 껴안기' 전략과 대책이 필요합니다."

'탈대덕'을 준비하고 있는 대덕 밸리 바이오 벤처 기업들의 불만 섞인 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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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이오 벤처 ' 脫대덕 ' 적신호



다른 지자체는 기업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무섭게 달려들고 있는데 대전시는 있는 기업조차 챙기지 못해 간판 기업들을 떠나 보내려 하고 있다.

대덕 밸리를 대표하는 A기업과 B기업. 두 기업은 한국 바이오 벤처 업계를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바이오 벤처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와 산업 발전을 이루려는 다른 지자체의 '러브콜 0순위'.

기업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충북·전남·경남

A기업은 충북 오송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으며 B기업은 수원과 서울 등 두 도시를 이전 지역으로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또한 펩타이드 및 약물전달기술 벤처 기업인 D기업과 E기업은 생물 지원 센터 조성을 통해 바이오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전남 나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두 기업은 사실상 기업 이전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약 개발 전문 벤처 기업인 C기업은 경남 진주의 바이오21센터로 본사와 연구소를 모두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으로 이사를 완료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덕 밸리의 간판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기업의 터전였던 대덕 밸리를 등지고 떠나는 이유는 뭘까.

대전시의 기업 육성 마인드 쇄신 절실

무엇보다 기업 유치를 위한 다른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와 파격적인 정책 지원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자체는 부지 무상 제공은 물론 각종 기기 및 장비 무료 사용, 그리고 펀드 조성을 통한 자금 지원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각 주정부와 시 등이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밤낮과 휴일도 잊은 채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공격적인 기업 유치 작전을 펼치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열성이다.

B기업 C사장은 "다른 지자체는 기업 유치를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태"라며 "자치 단체장을 중심으로 모든 공무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적극 나서서 기업 유치를 펼치고 있는 것을 보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전 결심을 내린 바이오 기업 대표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전시의 정책 의지와 마인드가 제고되지 않는 한 남아 있는 기업들이 대덕을 등지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하고 있다.

척박한 비즈니스 환경도 '탈대덕' 한 몫

이와 함께 대덕 밸리의 척박한 비즈니스 환경도 기업을 내모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대덕 밸리는 생명공학연구원과 카이스트 등 바이오 관련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으나 비즈니스에는 부적절하다는 것.

연구 개발을 거쳐 개발된 제품은 판매하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나 대덕 밸리는 먹이 사슬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시장과 정보가 몰려 있는 수도권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이오 기업은 기업 특성상 대량의 자금과 시설, 부지 등이 필요한데 부지가 없는 대덕 밸리로서는 이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조성 중인 대덕 테크노 밸리는 각종 혐오 시설을 갖춰야 하는 바이오 기업들은 그림의 떡이다. 기타 지역에는 생산 시설과 각종 장비를 갖출 만한 부지가 없다.

자금 궁핍도 큰 이유 중 하나. 모든 벤처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바이오 기업들의 돈가뭄은 더더욱 극심하다. 매출 확대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자금난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이렇다 보니 바이오 기업들은 부지난 해결과 다각적인 기업 성장 프로그램을 미끼로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는 다른 지역의 러브콜에 솔깃할 수 밖에 없다.

C기업 K이사는 "지방의 미래는 얼마나 튼튼한 기업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현재 대전시는 '죽 써서 남 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덕 밸리에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한 번 빼앗기면 다시 찾아오기 힘든 만큼 기업과 함께 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기업 껴안기와 기업 유치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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