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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유기농 채식을 하면 땅과 물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게 됩니다. 결국 사람과 그 사람이 사는 지구를 살리는 길이지요.”

유기농 채식만으로도 세상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이름도 '살림'이라고 지었다. 유기농산물로 만든 채식뷔페 살림을 운영하는 김원순 대표가 그 주인공.

"유기 농산물은 제초제나 화학 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퇴비를 사용해 생산되기 때문에 환경 호르몬, 잔류 농약의 위험으로부터 소비자의 건강을 지켜줍니다. 쇠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 보통 15㎏의 콩과 곡물이 필요한데 채식을 하면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소비되는 곡물과 물을 절약할 수도 있어요.”

이 곳에서는 환경 농업으로 생산된 야채, 과일, 곡물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으로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화학 조미료 대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화학 첨가물이 들어있는 가공식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육류와 어패류는 찾아볼 수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이름하여 콩 불고기, 버섯 탕수육, 밀고기, 콩 단백 닭고기 등이다. 콩과 밀가루에서 단백질 성분만 뽑아내 고기 맛을 냈다.

음식에서 모든 병이 온다는 말도 있듯이 일반적인 먹거리를 통해 현대인이 병에 걸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는 항생제, 방부제가 쓰인 식품이나 유전자 조작 식품보다는 일반인에게 유익한 음식을 접하게 해보자는 생각에 지난 99년 '살림'의 문을 열었다.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연결해주는 한밭 생협이라는 곳에서 10년 동안 활동을 했었습니다. 자연히 관심을 갖다보니 안전한 먹거리를 접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늘 있었죠.”

처음 시작은 단순한 채식만이 아니라 유기농으로만 한다는 마인드였지만 김 대표의 뜻처럼 되지 않는 일이 생겨났다. 유기농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싼데 사람들이 좋은 음식은 먹으려고 하지만 가격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장사는 잘 되는데 빚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장사가 잘 될수록 손해가 발생했다.

"운영이 힘들어지자 8000원이던 뷔페 가격을, 1만원으로, 그리고 1만2000원으로 올렸어요. 하지만 손님들이 그 가격을 못 받아들이더라고요. 제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그러는 거라는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현재 뷔페 가격은 1만원으로 다시 낮췄다. 대신 처음 취지처럼 100% 유기농만을 고집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격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채식뷔페를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는 그는 채소를 이용한 색다른 메뉴를 개발하고 싶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살림에서는 버리는 것이 없다. 남는 음식들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회복지시설에 주고, 음식 쓰레기는 발효시켜 퇴비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것을 추구하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돈을 벌 수 있는 것보다는 나름대로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닿는 데까지 살림을 운영해서 채식 문화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네요.”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찾은 사람이 다시 찾아 와주고, 고마워하고, 칭찬도 해주고, 격려를 해주는 경우도 많다. 2년 전에는 대전광역시, 대전 YMCA 주최의 ‘환경사랑음식점 선정’, 시민이 뽑은 ‘아름다운 상호 수상’, 월드컵 문화시민 중앙협의회 주최의 ‘아름다운 화장실 수상' 경력이 있다.

“채식만으로도 몸을 이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요. 고기를 먹으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채식을 하면 좋다는 이야기는 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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