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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5시 25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7일 오전 5시 25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 오마이뉴스 유창재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자 왔습니다. 특검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고 진실규명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대북송금'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혀온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7일 새벽 5시25분경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처음 꺼낸 말이다.

미국 LA발 대한항공 KE012편으로 전날 오후 5시(한국시간)에 출발한 김충식씨는 인천공항에 진한 회색 정장차림에 여행용 가방 하나만을 직접 손에 이끈채 기내에서 빠져 나왔다. 굳은 얼굴로 게이트를 나오는 김씨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40여명의 기자들을 본 순간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듯한 표정이었다.

잠시 사진기자의 사진촬영에 응하고, 이어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김씨는 대답 대신에 간략한 인사말을 자청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른 (모든) 것은 특검에서 말하는 것이 우선이며, 모든 것을 확인해서 진상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는 말을 끝으로 발걸음을 입국 수속장으로 옮겼다.

그를 뒤따르는 둘러싸고 취재진은 플래시를 연신 터뜨렸고, '엄낙용 전 산은 총재가 국정감사에서 한 진술의 사실 여부' '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는지' '언제 특검에 출두할 것인지' '북으로 송금된 돈의 흐름 과정' 등을 묻는 질문공세가 계속됐다.

하지만 김씨는 "수고스럽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오늘은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네요" "인사말로 대신하겠습니다"라는 말만을 남기고 끝내 대답을 회피했다.

다만 김씨는 대북송금 자금에 대한 질문에 "돈의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고…"라고 말끝을 흐리는 말을 남겨 자신이 '대북송금' 의혹을 푸는 열쇠를 쥐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날 마중나온 현대상선 직원 2명과 김씨는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신경전을 벌였고 오전 5시 40분경 공항을 빠져나가 빗속길을 달려 서울로 향했다.
이날 마중나온 현대상선 직원 2명과 김씨는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신경전을 벌였고 오전 5시 40분경 공항을 빠져나가 빗속길을 달려 서울로 향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간단한 입국절차를 마친 김씨는 입국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현대상선 직원 2명의 배웅을 받았으며, 곧바로 공항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흰색 SM5승용차에 올라탔다.

이때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은 김충식씨를 뒤따르던 취재진과 공항을 빠져나가려는 김씨 일행과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일부 기자들은 차량을 가로막고 "한마디만 해달라"고 외쳤으며, 차량의 문을 열면서 김씨에게 질문을 계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입을 꽉 다문 채 5시 40분경 공항을 벗어나 서울로 향했다.

이날 김종훈 특검보는 오전 브리핑에서 "김충식씨 소환은 내일(8일)은 아니며, 이번 주 중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9일께 현대상선 5000억원 대출 과정 및 `대북송금' 경위 등의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송금' 의혹 풀 핵심인물 중 한 명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은 누구?

▲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오마이뉴스 유창재
김충식씨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가 "김충식 사장이 현대상선이 쓴 돈이 아니라 갚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증언해 북송금 실체를 푸는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

김씨는 신병 치료차 지난해 9월 미국으로 떠났었다. 이후 김씨는 지난 4월 29일 일본에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돌연 연락을 끊고 행방을 감췄다. 이후 1주일만인 6일 변호를 맡은 김&장 법률사무소의 이종왕 변호사를 통해 귀국 소식을 알려왔다.

그 동안 일본에서 미국 LA로 다시 건너갔으며, 이 변호사 등과 연락을 하며 귀국날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들은 이날 새벽 4시경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해 대략 40여명이 취재에 나섰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른 새벽이라 텅비었던 인천국제공항 청사는 기자들의 발걸음 소리로 아침부터 부산했다.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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