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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이사회(이사장 표용은)의 일방적인 사장 선임 움직임에 반발해 지난달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CBS 노조 조합원 1백여명은 4일 오전 11시 기독교 백주년기념관 3층 예장통합총회장실에서 최병곤 CBS 재단이사의 불법·타락선거 조장행위의 즉각 중단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집단 항의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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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사태 ' 재발되나

CBS 노조(위원장 황명문)는 "CBS 재단이사이자 예장(예수교 장로회)통합총회장인 최병곤 이사가 권호경 전 사장을 재선임하기 위해 CBS 재단이사회가 강행하고 있는 초법적이고 탈법적인 서면투표의 불법·타락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날부터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CBS 노동조합 1백여 조합원들이 4일 오전부터 기독교 백주년기념관 예장통합총회장실 앞 복도에서 무기한 농성을 하고 있다
CBS 노동조합 1백여 조합원들이 4일 오전부터 기독교 백주년기념관 예장통합총회장실 앞 복도에서 무기한 농성을 하고 있다 ⓒ 석희열
재단이사회의 서면투표에 의한 사장 선임 강행 움직임에 대해 김주명 CBS 노조 부위원장은 "사장선임 절차 등과 관련 지난해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했던 6·26 합의정신을 원천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며 "재단이사회 스스로가 결정한 무기명 비밀 투표방식을 두고 서면투표라는 초법적·불법적인 공개투표를 통해 사장을 선임하려는 움직임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노조의 입장을 전했다.

CBS 재단이사회는 지난달 30일 노조파업으로 이사회가 무산되자 서면투표 실시 여부를 묻는 투표용지와 사장 선임을 위한 투표용지를 이사들에게 발송해 서면결의 찬성 여부에 관계없이 지지하는 사장의 이름을 적어 5일까지 회신해줄 것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서면투표와 관련해 몇몇 이사들이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노사의 갈등이 점점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6월 재단이사회의 전권대표로서 노조와 6·26 합의를 이끌어냈던 김상근 CBS 부이사장은 최근 재단이사회가 노사합의정신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로 지난달 30일 전격적으로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 노사는 지난해 6월 26일 △사장청빙위원회제도 신설 △전문인 이사제도 도입 △경영자문위원회제도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관개정안에 합의했다.

정관개정안에 따르면 사장청빙위원회는 재단이사 4인 외에 직원대표 3인이 참여하게 되며, 경영자문위원회는 재단이사 3인, 전문인 3인, 직원대표 3인 등으로 구성하도록 하여 방송과 경영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인 이사들이 참여할 수 있게 돼 있다.

예장통합총회장실에서 최병곤 회장과 황명문(오른쪽) 노조위원장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예장통합총회장실에서 최병곤 회장과 황명문(오른쪽) 노조위원장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석희열
CBS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병곤 이사를 제외한 예장통합의 CBS 재단 파송이사 4명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최 이사가 이들로부터 투표권을 백지위임받아 현재 예장통합측 이사 전원의 투표용지를 모두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CBS 노조는 이번 파업농성 돌입과 관련 "대화를 통한 협상은 이미 끝난 상태"라며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수습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노조와 합의한 대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인 CBS 사장을 선임하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BS 노조의 파업사태와 관련 지난달 27일 178명의 목회자들과 12개 교계단체로 구성된 CBS 정상화를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전국언론노조 등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표용은 이사장의 즉각 퇴진과 권호경 전 사장의 3연임 시도를 포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현재 CBS는 간부들과 비조합원들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나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파행방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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