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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에 대해 관대하다. 그러다보니 술 소비량도 세계 최고를 누리고 있으며, 알코올 중독 여부를 가름하는 기준도 서구의 기준은 우리에게 맞지 않을 정도다. 서구 기준대로 하면 아마 우리나라 직장인의 반 이상은 알코올중독자가 되고 말 것이다.

얼마 전에는 수학여행에서 초등학교 여학생들에게 술을 권한 교장선생님이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처럼 우리나라의 술문화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에서 비롯되어 술을 처음 접하는 계기는 대부분이 어린 시절 어른들의 권주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사회분위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술 못먹는 사람은 무슨 대단한 사회적 결함이 있는 듯이 취급되어 원하지 않는 술자리도 쉽게 마다하지 못하고 술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특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면 술을 마시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괴로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만성적인 음주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의 질병 중 대표적인 것은 간질환이다. 대부분 특별한 증세가 없거나 미미하고 특별한 전신적인 문제가 없는 알코올성 지방간에서부터, 바이러스성 간염과 같이 식욕 감퇴, 구역질, 구토, 무력감, 체중 감소, 복부 불쾌감, 황달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계속 술을 마신다면 간경변으로 진행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는 알코올성 간염, 그리고 사실상 간의 상태를 회복시키기 어려운 지경에 도달하는 알코올성 간경변까지.

그러면 술은 얼마만큼 먹어야 문제가 되고 어느 정도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는 알코올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개인 차이나 신체적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 동안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형적인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매일 위스키를 500ml 정도를 마시거나 포도주나 맥주로 하루에 5000~6000ml 정도 10년 간 마셨을 때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간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술의 종류나 음주 습관보다는 그 동안 마신 알코올의 총량과 기간에 더욱 좌우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하루에 마시는 술의 양이 많을수록 간경변으로의 진행은 빨라진다. 또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경우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같은 조건인 경우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 가능성이 높고, 점막 내에서 알코올 대사에 관여하는 알코올 탈수화 효소(Alcohol dehydrogenase)라고 하는 효소의 양이 적은 사람, 즉 술을 조금만 먹어도 잘 취하는 사람일수록 간 손상 위험성이 높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를 중단하면 곧 정상화되어 완전히 회복된다.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에는 합병증이 발생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며,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완전히 회복이 가능하지만 계속해서 술을 마시면 재발이 반복되면서 회복이 불가능해지고 진행하게 된다.

알코올성 간병변증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계속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5년간 생존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술을 끊는다면 그 예후가 점점 좋아질 수 있다.

술을 줄이거나 술로 인해 건강을 해치고 싶지 않다면?

물론 술에 대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는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을 한 잔 마시고 난 다음에는 꼭 음료수나 물, 쥬스 등을 마시는 것이 술을 줄이고 몸을 지키는 요령이다. 물론 소위 '안주빨'을 세워 충분히 영양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쩔 수 없이 어울린 술자리라고 하더라도 적게 마셔야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주는 술잔을 정중히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술잔을 거절한다고 사람들로부터 눈치를 받는 술자리라면 과감히 피하는 것이 낫다.

술을 줄이라고 쓰는 글에 이런 이야기를 해서는 안되지만, 술 마신 후 숙취로 인한 두통을 예방하는 데는 음주 전후에 꿀을 먹으면 효과적이란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서 인정되고 있는 바이고,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아무튼 올 연말에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 즐거운 술자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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