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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녹화사업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지만 민원을 무시한 채 녹지공간 확보에만 주력, 시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조경학회가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확인을 통해 녹화사업을 종합평가한 결과 대구시가 18개 참가 기관중 조경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문희갑 대구시장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그린시티-환경도시 대구'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시는 지난 96년부터 시작된 '푸른대구 가꾸기' 1단계 사업으로 99년까지 300만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현재 2단계로 200만그루 심기 3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최대한의 녹지공간 확보'를 특수시책으로 앞세워 가로수 전지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푸른 대구가꾸기에만 주력, 상당수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상인과 건물주들은 잎이 무성한 가로수 때문에 상업용 간판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영업에 방해를 받고 있다며 시에 수차례 전지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동원초등학교 인근 가로수 등은 수년째 정비를 하지 않아 수관(樹冠)이 3층 건물을 가릴 정도로 무성, 태풍이나 강한 바람을 못이겨 나무가 넘어지면서 차량과 건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데다 통행인들에게 사고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 수관이 너무 무성하면 가로수 낙엽도 많아 저지대인 수성구 범어동 새범어상가시장 입구 대도로변 등은 비에 떠내려온 낙엽이 하수도 구멍을 막아 집중호우시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며 이 일대 시민들은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해 왔다.

한전 관계자도 "대구지역 가로수 잎이 너무 무성해 전주와 전선에 닿을 정도"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강한 바람이나 태풍이 몰아치면 정전의 원인이 되는 만큼 가지치기를 해달라고 시에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무시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가로수에 도로표지판이 가려 목적지를 제대로 찾을 수 없다는 외지인들도 있다.

부산에 사는 김선호 씨는 "최근 대구에 볼일 있어 차를 몰고 왔는데 도로표지판이 가로수에 가려 장시간 헤맸다"며 "도시 미관도 좋지만 통행에 방해를 끼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강풍과 폭우를 몰고온 제14호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등에 식재된 가로수 총105그루가 뿌리채 뽑혀 교통방해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

시민들은 푸른 대구가꾸기가 성공을 거두려면 다 자란 나무가 죽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하는 녹지행정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지역 곳곳에 가로수가 고사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횟집 앞 가로수 39그루가 죽어가고 있어 대구시는 최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횟집앞의 경우 가게에서 나오는 바닷물이 땅속으로 유입, 가로수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염분에 오염된 토양은 흙을 바꾸고 유기질 비료와 영양제 주사를 주는 등 노력을 기울여 고사돼 가는 가로수 살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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