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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육군 제 1017부대 쓰레기 폐기물업체와 결탁투기 의혹기사와 관련, 이 부대 정훈공보부는 13일 오후 5시 20분께 파주시청 기자실 FAX를 통해 '파주 군 훈련장 쓰레기 불법투기 보도에 대한 군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전 아무개 정훈공보 참모는 기사로 인해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기자에게 강력한 항의성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정훈공보부 명의의 이 보도자료에는 "군의 훈련장 관리 미흡으로 산업 및 축산 폐기물, 생활쓰레기가 투기된 사실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오마이뉴스 보도가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 자료는 문제가 된 훈련장에 대해 "부대가 주둔하지 않고 민가도 없는 한적한 곳으로 훈련이 없는 주말이나 심야시간대와 악천후를 이용, 악덕 쓰레기처리 업자가 불법투기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7일부터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투입, 매몰 쓰레기와 산업폐기물 등을 분리 수거해 이번 주말까지 완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을 다녀간 언론사 중 오마이뉴스와 하니리포터를 제외한 언론들이 군의 헌신적인 활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성적인 판단과 균형 있는 보도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1017 정훈공보부는 사건 이후 쓰레기 처리 문제만을 주장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훈련장 관리 미흡을 인정하면서도, 폐기물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피해나 이에 대한 책임소재는 묻어두고 있다.

우선 이 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억 원의 예산이 수반된다. 군에서도 예산이 없어 시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파주시에서도 일반쓰레기 외에 산업폐기물 처리를 예산상의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어떻게든 처리가 된다 해도 국민의 세금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훈련장 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부대는 13일 현재 장병 1만9천여명과 장비를 동원해 산업폐기물과 쓰레기 수거 및 청소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부대의 환경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는 것 같아 늦은 감이 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보면 얼마나 훈련장이 관리가 안되고 많이 버렸으면 그 많은 인원이 동원되고 그 동안 군이 환경에 대해 불감증을 앓고 있었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뿐만 아니라 "군의 쓰레기가 대부분인 양 왜곡 과장 보도해 의도적으로 대군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기자는 사실을 왜곡 보도한 적이 없다. 단 의혹을 제기했을 뿐이다.

기자가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이렇다.

첫째, 이곳은 군의 관할하에 있는 종합훈련장 안이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그리 쉽지 않고 그 많은 폐기물을 업자 단독으로 갖다 버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둘째, 군인들이 쓰레기를 버렸고, 셋째 쓰레기가 문제되자 군용쓰레기 일부를 수거하고 나머지를 흙으로 묻어 버렸다. 이 또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셋째, 최아무개 대대장의 "지난해 5월부터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는 진술은 군부대에서 이전부터 쓰레기 투기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적법한 절차에 따른 처리가 뒤따라야 했음에도 1년 가까이 방치하다 흙으로 묻었다는 사실도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기자는 이런 정황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고, 책임소재가 분명히 밝혀지기를 기대했다. 또 언론은 이런 사안에 대해 감시하고 차원에서 의혹제기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의혹을 제기한 것은 폐기물 투기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조속한 시일 내에 모든 사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면서 정당하게 기사화한 것이다.

군에서 보낸 보도자료를 보면, 군이 아직도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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