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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에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 곳곳이 군부대에서 갖다버린 쓰레기로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최근 육군 전진부대에서 민통선 지역에 수십 톤의 쓰레기를 갖다버려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법원읍 오현리 일대 군 종합훈련장에도 군용쓰레기와 일반쓰레기 등 수백 톤으로 추산되는 각종 쓰레기가 불법 매립되고 있어 민통선을 비롯, 전방지역 군부대의 쓰레기 처리 과정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뿐만 아니라 암 발생 등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쳐 산업폐기물 업체에 위탁, 소각처리해야 하는 석면까지 다량으로 마구 버려진 채 매립돼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군단 종합훈련장인 이곳에는 수개월 전부터 쓰레기 불법 매립이 진행 되어 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취재가 시작된 이후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쓰레기더미를 5m 가량 높이의 흙으로 불법 복토 해놓아 군의 도덕성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또 매립과 관련, 군부대에서 쓰레기 처리 의지를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외에도 매립 현장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윗 부분에도 군부대에서 사용하고 버린 35mm CS 가스탄 발사세트를 비롯, 폐타이어, 플래스틱 등 생활쓰레기, 아트로핀 주사기(atropine injection) 등 쓰레기들이 곳곳에 버려져 있어 군부대에서 버린 쓰레기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9일 파주시 법원읍 오현리와 직천리 주민들에 따르면 "수 년 전부터 무건리와 오현리, 직천리 일대의 1천만평이 넘는 1군단 종합훈련장 계곡 곳곳에는 군용마크가 찍혀 있는 라면박스, 옥수수 기름통(18ℓ), 비상식량 비닐, 캔, 음료수병 등은 물론 국방부군인공제회박스, 연막차장유탄케이스 등 수 백 톤에 달하는 군부대 생활폐기물과 폐타이어 등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적으로 버려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곳에는 일반인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도 다량 있는 것으로 밝혀져 군 훈련장인데도 일반인들이 쓰레기를 갖다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점을 중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환경을 관리해 나갈 수 있는 군 훈련장으로의 전환도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전술 차원에서도 훈련시 쓰레기를 남기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석면은 군부대에서 버린 것이 아니다. 또 매립된 쓰레기 중 군용품은 일부분일 것이다. 앞으로 부대별 책임구역을 지정, 주야로 순찰돌며 쓰레기 투기를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부대의 적법한 쓰레기 처리를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군에서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책정된 예산은 사단별로 연간 2000~2200만원선. 이 예산으로는 종량제 쓰레기 봉투조차 제대로 구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x사단의 경우 1년 쓰레기처리 예산이 2088만원에 불과한데 파주시의 통계에 따르면 1인당 하루 쓰레기 발생량이 0.74kg이다. 이중 쓰레기에 담아 처리해야 할 양은 30%선이어서 1백리터 종량제 봉투가 2천원임을 감안할 때 수치상 8개월 사용분밖에 안 되는 예산규모다. 4개월 치는 어떤 형태로든 부적절한 방법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예산이 20% 정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예산을 최대한 절약해 사용하고 있고 박스와 폐지, 음료수 캔 등은 분리수거를 통해 처리하고 정비와 폐유, 폐식용유, 오니 등은 회수해 반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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