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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998년 7월부터 1999년 3월까지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키부츠에서 생활한 이야기들을 <샬롬! 이스라엘>을 통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히브리어로 정결 음식을 '코셔(kosher)'라 하는데, 그 원칙을 보자면 짐승의 경우 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을 하는 것만 먹을 수 있고, 물고기의 경우에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만을 먹을 수 있다. 날짐승의 경우에는 먹지 못하는 새 이름들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으며 날기도 하고 기기도 하는, 분류가 뚜렷하지 않은 것은 먹지 못한다.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까다롭지만, 쉽게 생각하면 돼지고기, 오징어, 이런 것들을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스라엘에서 먹을 수 있는 모든 보통의 음식을 '코셔'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들은 소고기와 양고기, 그리고 닭고기, 터키(칠면조)등을 많이 먹는데, 고기의 경우는 찬 물에 담가 꼭 핏물을 빼야만 한다.

키친에서 일할 때에 네덜란드 친구들 3명과 30박스 이상(1박스에 치킨6마리)의 치킨을 손질한 적이 있다. 그 때 치킨을 찢는 고도의 테크닉을 전수 받았는데, (물론 흰색의 라텍스장갑을 끼고..) 일단 치킨을 봉지에서 꺼내어서 척추를 만지면서 두 개의 가슴부위(날개 포함)와 두 개의 다리부분으로 나눈다. 척추의 뼈를 느끼면서 반으로 확 가르는 그 기분이 (조금은 섬뜩하지만..) 죽여준다. 그리고 꽁지부분은 버리고, 목뼈는 다른 통에 넣어 닭스프(우리나라 삼계탕 국물같은..)를 끓일 때 넣는다.

키부츠에서는 보통 2주 단위로 똑같은 음식이 반복되는데, 보통 잘 차려먹는 점심으로는 생선요리, 치킨요리, 스파게티, 피자, 중국음식, 난자완스같은 고기튀김, 패스츄리(브레카스), 피망요리, 감자요리, 등 꽤 다양한 편이다. 하지만 샤바트에는 항상 같은 음식이 나오는데, 위에서 말한 30박스 이상의 치킨은 목요일에 오븐에서 구워져 냉장고에서 하루 보관한 뒤에, 금요일 샤바트 저녁에 두 가지 다른 소스가 뿌려져 서빙된다. 이 밖에 터키나 치킨살(쉬니첼)만 얇게 튀겨져 나오기도 한다.

피타빵공장
▲ 피타빵을 만드는 공장에서! 둥그런 빵이 바로 피타!
ⓒ 배을선

'피타빵'을 빼놓고 이스라엘의 빵을 논할 수 없다. 피타빵은 쉽게 이야기 하자면, 우리나라에서 파는 중국호떡(안이 부풀어져서 꿀이 들어가 있는 모양의 빵)정도의 크기에, 전혀 딱딱하지 않고, 안이 갈라져 비어있다. 이스라엘 길거리를 거닐다보면, 우리나라 노상 떡볶이집처럼 흔한게 '팔라펠(falafel) & 샤와르마(shawarma)' 가게인데, 팔라펠(8Nis/2500원 정도)은 피타빵 안에 원하는 야채와 고기를 넣어 먹을 수 있는 것이고, 샤와르마(25Nis/7500원 정도)는 좀더 큰 아랍식 피타빵(반이 갈라지지 않음, 멕시코요리의 밀전병과 비슷)에 고기와 야채를 넣고 말아서 먹는다. (더 큰 피타빵은 페이퍼 브래드(paper bread)라고 불리는데, 드루즈 아랍인들이 즐겨 먹는 빵이다)

종이빵
▲ 들고 있는 빵이 드루즈 아랍인들이 먹는 페이퍼 브래드! 드루즈 아랍인들은 우리나라사람들처럼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가며, 방마다 카페트와 소파 비슷한 방석과 쿠션을 깔아 놓는다.
ⓒ 배을선

이때 팔라펠과 샤와르마에는 독특한 중동 소스를 넣게 되는데, 그것은 '후무스'와 '트리나'라고 부른다. 키부츠 키친에서는 후무스와 트리나를 직접 만드는데, 후무스는 중동지역의 하얀콩을 갈아서 각종 향신료와 혼합한 소스인데, 엷은 베이지 색깔의 구수한 맛이 독특하다.
트리나는 가지를 불에 구워서 식힌 후, 물에 담가서 탄 껍질을 벗겨낸 후, 물기를 빼고 곱게 갈면 걸쭉하게 되는데, 이것에 레몬, 마늘, 파슬리를 넣으면 역시 구수한 트리나가 된다. 후무스, 트리나, 피타빵, 팔라펠, 샤와르마는 이스라엘에서만 먹는 게 아니라, 중동 여러지역에서 먹기 때문에 한 번 알아두면, 중동지역을 여행할 때, 별 어려움없이 찾아서 먹을 수 있다. 왜냐구? 부르는 이름도 똑같기 때문이다.(히브리어를 쓰는 이스라엘인들도 몇몇의 아랍어를 섞어 쓰고, 아랍인들도 몇몇의 히브루 단어를 쓴다.)

이 밖에 이스라엘인들은 참깨가 무지 많이 뿌려진 여러종류의 베이글빵을 좋아하며, 굉장히 통통한 바게트를 평소에 즐겨먹는다. 우리가 식빵이라고 부르는 빵은 '샤바트 빵'이라고 해서 특별히 샤바트에만 먹는다. 금요일 오전이면, 빵가게에서 샤바트빵을 사려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흔하게 먹는 식빵을 특별하게 먹는 걸 보면, 확실히 문화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케밥은 양고기, 닭고기, 소고기를 잘게 다져서 만든 경단꼬치를 불에 구운 것인데, 케밥 역시 중동지역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이다. 브레카스는 패스츄리, 파이의 일종인데, 그 안에 감자나 모짤레나 치즈, 시금치 등을 넣어서 오븐에 굽는다. 하지만 반죽자체에 버터가 무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튀긴음식처럼 기름기가 많은 편이다. 쉬니첼은 터키나 치킨을 얇게 떠서 튀긴 요리인데, 우리나라의 돈까스처럼 그냥 먹기도 하고, 바게트빵에 야채와 함께 넣어 노상에서 팔기도 한다.

영국식으로 '칩스(chips)'라고 불리우는 감자 튀김도 흔하다. 후렌치 후라이라고 말하니까 못 알아듣기에, 칩스를 달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길다랗고 굵은 감자튀김을 주었다. 이스라엘인들은 와인을 좋아한다. 10Nis 이상, 5000원 이상이면 꽤 괜찮은 와인을 살수가 있다. 러시아계 쥬이시들이 대거 이동을 한 때문인지, 보드카도 흔하다. 싸구려 보드카는 2000원에서 3000원 사이에 구입이 가능하다. 양주는 그렇게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 맥주의 경우, 네덜란드 맥주인 오랑유 붐은 꽤 싸지만, 같은 네덜란드 맥주여도 하이네켄은 꽤 비싸다. 미국맥주도 꽤 비싼데, 이스라엘에서는 Made In U.S.A 제품이면 거의 대부분 비싼 편이다. 하지만 유럽제품들은 이스라엘과 가까이에 있어서인지 꽤 저렴한데, 프랑스 제품과 스페인 제품 등이 흔하다.

이스라엘은 대부분이 사막이지만, 유제품은 우리나라보다 더 다양한 라인을 보여준다.
여러종류의 치즈와 우유(유지방이 몇 퍼센트인지 확실히 명기해서, 주로 3%, 2%의 우유들이 많이 팔린다), 다양한 제품의 요구르트들이 먹음직스럽다.

카페
▲ 이스라엘의 카페. 케익도 함께 판매!
ⓒ 배을선

커피의 경우, 키부츠에서는 카푸치노기계가 인기가 많았는데, 원두커피를 마시려면 '필터 커피'라고 주문을 해야한다. 농도가 짙은 아랍식의 커피가 대중적인데, 이 커피는 밑에 커피가루가 가라앉기 때문에,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조금 기다렸다 마셔야 한다.
이 두 경우가 아니라면, '네스카페'라는 커피가 굉장히 인기다. 여기서 네스카페란 커피 브랜드의 이름이 아니라, 진한 커피에 설탕, 그리고 우유를 두둑히 넣어 만든 것으로, 맛은 꼭 뜨거운 커피우유 맛이다. 한 번 마시면, 계속 마시게 된다. 이집트에 가서도 '네스카페'를 주문하면 바로 이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다음 편에는 '담배'이야기가 실립니다. 기대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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