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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부터 1999년 3월까지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키부츠에서 생활한 이야기들을 <샬롬! 이스라엘>을 통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lways"라는 영화의 주제곡 'Smoke gets in your eyes'.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 고등학생 시절, 참 아름다운 가사라고 생각했고, 아름다운 노래라고 생각했다.

노래 가사에 나오는 Smoke와 의미는 서로 다르지만, 스모킹에 관련된, 즉 담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왠지 모르게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각설하고,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담배라고 한다면 '디스'일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도 대중적인 담배가 있다면 '노블리스'라는 담배다. '디스'에, 또 '디스 플러스' 등이 있는 것처럼, 노블리스에도 그냥 '노블리스'와 '노블리스 라이트'가 있다. 담배가격은 7NIS(2500원 정도)정도이다.

재미있는 것은 노블리스를 피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거나, 외국인들이다. 키부츠 안에서 가난한 군인들이나, 발룬티어들만 이 노블리스를 피운다. 술값은 싸지만 담배값은 비싼 이스라엘에서 말보로 한 갑을 사는 가격으로 노블리스 두 갑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키부츠 밖으로 나가보면, 노블리스를 피우는 사람들보다, 수입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다. 담배를 피운다는 사람들은 보통 노블리스 맛이 "shit"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수치를 말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본 중에 이스라엘에서 가장 보편적이던 수입담배들은 '말보로(Marlboro) 레드'와 '말보로 라이트', '카멜(CAMEL)', '켄트(KENT)', '럭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 'L&M', 'Winston', 'Kool'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커다란 담배 광고를 보기가 흔치 않다. 보통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조그만 팻말에 담배라고 써있다던가, 혹은 유리창에 조그만 광고종이가 붙어있다던가, 신문에 가격공지를 하면서 선전을 한다던가 하지만, 이스라엘의 담배광고는 매우 관용적이다. 버스정류장에 크게 선전을 하고, 슈퍼마켓의 간판네온사인이 담배 선전이다. 18세가 되면 술 먹는 것을 허용하지만, 어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그 이전나이에 술과 담배를 접하는, 특히 술은 안 해도 담배를 피는 청소년들이 많다.

대부분의 담배는 미국담배이고, 한 갑의 가격은 보통 12NIS(4000원 이상)이 넘는다. 슈퍼마켓 등지에서 20여종이 넘는 담배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약간 형태가 특이한 담배도 볼 수 있다.

영국친구들은 그것을 'Rolling Tobacco'라고 하는데, 25NIS(8000원 정도)이상의 돈을 주고 담배를 하나 사면, 1~2NIS 가격의 종이(일반 껌 두 개를 합친 두께와 크기의 종이상자 안에 몇 십개의 종이가 들어있는데, 종이는 반으로 접혀져 있고, 크기는 껌을 싸고 있는 포장지 정도)를 함께 사서, 담배를 그 종이에 넣어서 말아 피우는 것이다. 보통은 유럽 사람들이 즐겨 피우는데, 브랜드(Tiger, Drum...)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롤링 타바코도 종류가 10가지 이상이다. 가격도 천차만별.

이 롤링 페이퍼의 특징은, 필터가 없다는 것이다. 종이는 잉글리쉬 딕셔너리의 종이같고, 거기에 얇게 담배를 놓아, 김밥 싸듯이 마는데, 입이 닿는 쪽은 굉장히 좁게, 불이 닿는 쪽은 조금 넓게 말아야 한다. 얇게 말수록, 많은 수의 담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가격대비 롤링페이퍼 타바코가 일반 담배에 비해 경제적이라며 이 롤링 타바코를 피우는 발룬티어들이 꽤 있었다.(돈에 웃고 우는 발룬티어들.)

하지만, 처음 몇 번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들도 덩달아 옆에서 말고는 했지만, 정작 피우는 사람은 급하게 피우고 싶을 때, 말아야 하는 제작과정의 시간이 귀찮아 다시 일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롤링 타바코를 잘 담아두기 위해서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어진 담배케이스도 많이 판매된다. 또 롤링 타바코는 마리화나나 그래스(마리화나 이파리를 잘게 썰은 듯한)등을 넣어서 피우기가 쉬우므로, 선호하는 사람들은 꽤 있는 듯 했다.

이 담배, 저 담배가 있다고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물담배를 빼놓고 중동의 담배이야기를 끝마칠 수는 없다. 우리나라 옛 노인들이 곰방대에 담배를 폈듯, 중동인들도 굉장히 특이한 담배를 피워왔고, 또 여전히 지금도 피우고 있는데, 일명 물담배로 관광객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높다.

물담배, 아라비안 타바코(원어로는 nargille salonu, 또 다른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잘 생각이 안 나네요.) 라고 불리우는 이 담배는 영어로는 Water Pipes라고 불리우며, 그 Water Pipes를 이용해 아라비안 타바코를 피운다. 터키에서도 이 아라비안 타바코가 여전히 유행인데, 파이프의 모양은 약간 다르다. 이름부터 터키쉬 타바코와 아라비안 타바코라고 불리운다.

터키쉬 파이프는 담배를 말아서 일종의 마개를 만드는데, 그 마개가 돌돌 말아져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분을 그 안에 유지할 수 있고, 파이프가 석탄에 의해 계속 탈수가 있으나, 아라비안 파이프는 담배를 말아서 마개를 만들 필요가 없다.

물담배는, 먼저 병에 물을 채우고, 형식대로 조립해서, 사기깔대기 같은 곳에 담배를 넣고, 그 위를 쿠킹호일로 감싼 후에, 그 위로 석탄 태운 조각을 올려놓으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물장난을 치듯 요동치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석탄의 화기가 밑의 담배를 절이면서 물 안으로 들어와 그 연기를 들이마시게 되는 형식이다.

물담배는 나도 경험해 보았는데, 보통 담배의 원료가 딸기나 사과 등, 천연과일을 절인 것이기 때문에, 과일냄새가 나면서, 라이트한 연기가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처음에는 석탄을 태워서 나오는 연기에 연탄가스를 들이마신 후처럼 강한 기침이 난다.

나를 포함한 네덜란드, 영국 등지의 친구들은 모두 이 물담배를 사서 고국으로 돌아갔다. 아마 가장 중동 냄새가 나는 기념품인 것 같다. 나는 유리병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서 몇 겹의 옷으로 둘둘 말아서 한국에 가져왔는데 다행히 아무 파손없이 내 방 텔레비전 위에 고스란히 모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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