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보소통광장의 '광화문 광장 일대 국가상징공간 조성사업 추진계획' 문서. 제목과 목차를 제외한 내용을 모두 공개하지 않아 살펴볼 수 없다.
서울특별시
그런데 서울시의 정보공개시스템인 정보소통광장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한 문서들을 검색해 보면 모두 다 그 내용을 살펴볼 수 없는 '부분공개' 문서다.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계획을 밝히는 문서마저도 그 내용을 전혀 확인할 수 없다. 광장을 만들겠다면서, 광장을 이용해야 할 시민들이 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도록 감춘 셈이다.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가상징공간이 무엇인지 본질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국가상징공간은 권위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국가 상징물의 전시장이 아니다. 광화문 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겠다면, 시민들이 보다 더 많이 찾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서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설문조사가 아니라, 실질적인 공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한 것인지, 과거의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공간의 역사적 맥락과 광장의 상징적 의미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지금처럼 특정한 방향으로 국가상징공간의 의미를 축소하여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 전반에 대한 투명하고 개방적인 정보공개로 인해 시민들이 충분히 의견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상징공간은 한국 사회의 정체성과 가치를 반영하는 장소다. 그 공간이 단순히 국가의 위엄을 과시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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