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25 06:06최종 업데이트 24.06.2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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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서 위치가 공고해진 것은 이 대표로선 유리하지만, 위험 부담도 덩달아 커졌습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양 날의 칼 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대표직을 연임한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이 대표 연임 도전은 이례적인 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표 지지층과 민주당 주류에서는 현실론을 제기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견제할 막중한 책임을 진 제1야당을 이끌 사람이 이 대표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주장은 여당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세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지층 사이에선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절박감도 큽니다. 지금 민주당의 시대정신은 '오로지 이재명'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는 모습입니다.


이 대표로서도 당장은 득이 커 보입니다. 당 대표 연임에 나서면 당내 유일한 차기 주자로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됩니다. 당권∙대권 분리규정 개정으로 대선 경선까지 당의 장악력을 유지할 조건도 갖춰졌습니다.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친명계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무엇보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기소되면서 재점화된 사법부와의 일전에서 당 차원의 방어에도 총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대표에겐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경쟁자 없는 '일극체제' 부작용 우려

하지만 이 대표 연임에 불안해 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데 대한 우려입니다. 최근 '이재명은 민주당의 아버지' 발언이 상징하듯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이재명당이 됐다"는 비판이 자주 들립니다. 지지층 내에서도 초유의 대표직 연임론이 제기돼도 경쟁자 하나 나서지 않는 상황에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당내 세력 간 경합과 토론이 익숙한 민주당의 전통과 큰 거리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더욱 강도가 세질 여권의 집중적인 공격을 전면에서 막아내야 하는 부담이 커졌습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지금이 이 대표의 최고점인데, 대표직을 다시 수행하면 흠집만 더 생기지 않겠느냐는 주장입니다. 특히 4개 사건 재판을 동시에 받는 악조건을 당 대표를 수행하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힙니다. '포스트 이재명'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 대표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건 진보진영 전체에 위기감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민주당의 지지율 정체도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최근 당 안팎에선 강성당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중도층 지지자들의 이탈 조짐이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민주당이 얼마 전 개최한 22대 총선 평가 토론회에선 민주당이 압승에 도취돼선 안 된다는 쓴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대선은 중도층의 향배가 절대적인 만큼, 외연 확장을 위해선 중도층 기대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개혁 법안 발의가 이어지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검찰개혁을 기치로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약속이행에 속도를 내는건 온당하지만 지나치게 남발돼서는 곤란하다는 겁니다. 전략적으로도 정파적 색채로 덧칠되면 검찰개혁 자체의 명분과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론을 집중시켜야 할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동력을 분산시킨다는 점에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 대표는 민심에서 멀어지면 대권의 꿈 또한 멀어진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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