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엘 칼릴리 시장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칸 엘 칼릴리 시장의 모습
운민
이 시장은 중세시대부터 그 정취를 유지하고 있는 성곽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800미터의 성벽과 문이 도시의 경계를 가르고 있고 술탄들이 앞다투어 건설한 마드라사(학교)와 사원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듯 서 있다.
정문이라 할 수 있는 남문, 주웨일라 문은 처형한 죄인의 목이 수없이 걸렸고, 오스만제국에 의해 멸망한 맘루크 왕조의 마지막 술탄도 여기서 교수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입장료를 내고 이 성문에 오르면 미로 같은 시장의 속내가 환하게 드러난다. 칸 엘 칼릴리 시장이 번성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동방에서 오는 향신료가 이곳으로 모이고 베네치아 상인들이 중심이 되어 서방으로 뻗어나간 중개지였기 때문이다.
향신료의 독점권을 쥐고 오랜 기간 폭리를 취해왔기에 오히려 유럽사람들의 신대륙 개척이 가속화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지런히 놓인 램프를 바라보며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누려본다.
주웨일라 문에서 북문인 푸투흐 문까지는 약 2.5km 정도로 칼라운 마드라사와 사원 등 핵심 건축물들을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가끔, 상인들의 극성에 지칠 때는 잠시 카페에 들러 휴식을 취하며 조용히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좋다. 이집트에서 파라오와 피라미드에 지칠 무렵 이슬라믹 카이로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팟케스트 <여기저기거기>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obs라디오<굿모닝obs>고정출연, 경기별곡 시리즈 3권, 인조이홍콩의 저자입니다.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공유하기
천년도시 카이로, 아라비안나이트 주인공된 기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