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요새카이로의 역사가 시작된 바빌론요새
운민
이슬람세력이 이집트를 점령한 이후, 조금씩 중심지가 바뀌긴 했지만 수도로서 현재까지 그 의무를 다하고 있다. 이 도시의 자체적인 인구는 천만이지만, 나일강 서편의 기자와 근교 위성도시까지 합치면 2100만이 넘는다.
이 혼돈의 도시에서 어디를 먼저 가야 할까? 카이로의 첫 역사가 시작된 올드카이로부터 그 여정이 시작된다. 도로는 늘 정체되어 있고, 인도와 차도의 경계도 불분명한 이곳에서 지하철이라는 교통수단은 보증이 완벽하다. 대도시의 명성에 비해 다니는 노선은 3개뿐이지만 우리가 갈 올드카이로는 전철로 쉽게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역인 마르 기르기스역에 내리자마자 담벼락 너머로 지붕 위 십자가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집트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보이는 이슬람사원이 아닌 기독교, 이 나라의 전통교회인 콥트교회인 것이다. 서기 65년 신약성경의 마가복음을 저술한 마가(마르코)에 의해 기독교가 전파된 이래 이슬람이 도래하기 전까지 이 나라의 대부분은 믿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서방의 가톨릭과 결별하고 콥트교라는 별개의 종파로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되었다. 현재 이집트 인구의 절반 이상은 이슬람교를 믿지만 공식적으로는 10프로, 실제로는 20~25프로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1억 인구가 넘는 이집트에서 최소 1000만 이상의 수치는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