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이 열린 23일 오후 손자인 종대씨가 영정을 들고 동교동 사저를 돌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사저 매각이 알려진 후 정치권에선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4년 전에도 언론 보도가 났었고 최근에도 났지만, 그 당시 서울시 측의 권유를 받아서 제가 직접 문화재 신청 했었어요. 근데 서울시 문화재 심사위원들이 이 건물은 2002년에 부수었다가 새로 지었기 때문에 문화재를 신청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거부했어요. 이미 안 됐던 걸 지금 하라고 주장하는 거잖아요.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해보고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건지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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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없었던 건가요?
"글쎄요. 저도 노력을 해봤고 저희 형님도 2021년 6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중앙정부 지자체 이런 데를 다 만나보고 도움을 청했는데 최종적으로 안 된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상속세를 한번에 못 내니까 5년에 나눠서 내겠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국세청에서 근저당을 잡고 나중에 또 상속세 낼 돈이 부족해서 은행에서 대출을 간신히 3억 원 받았는데 그게 또 은행에서 근저당 걸리고 이러니까... 근저당이 걸린 재산은 서울시 같은 공공기관에서는 손댈 수가 없다는 답을 받았고 그래서 저희는 힘들겠다는 걸 느꼈고요.
또 하나 지금 공공 차원에서 해준다고 그걸로 안심할 수 있느냐 하는 회의감이 들었던 게 3년 전에 고양시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준 시장이 97년 대선 승리했던 일산 사저를 사서 기념관을 만들어 주셨는데, 불과 1년 만에 국민의힘 출신 시장이 오니까 폐쇄해 버린 거예요. 그러니 공공 차원에서 기념관 해줘도 우리로서는 안심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 핵심은 상속세 낼 돈이 없어서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신 거 같아요. 그런데 다른 분들은 17억 원이 없다는 게 이해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국회의원 재산 신고를 보신 분들이 자산 부분만 보고 부채는 안 보신 것 같은데 아까 말한 대로 상속세 17억 원 말고도 그동안 그 집에 들인 돈이 한 6~7억 원 되고요. 또 저는 저대로 이제 국회의원이 아니니까 아무 수입이 없는데, 저희가 갖고 있는 다른 부채도 10억 원이 넘거든요.
게다가 문제는 제가 어떻게든 돈을 구해서 이걸 유지를 한다 해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게, 그렇게 돼봐야 건물은 점점 폐가가 돼가고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은 없으니 의미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든 빨리 기념관 만들어야죠.
문제는 기념관을 만들려면 돈이 들잖아요. 과거 저희가 서울시 접촉했을 때, 서울시 측 분들이 한 얘기가 새 단장 하려면 아마 15~20억 원 정도는 들여서 공사 해야 할 거라고 하셨어요. 게다가 또 기념관 운영하려면 매년 또 운영비가 들잖아요. 그러니까 저 같은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 2020년 MBC가 의원님이 쇼핑하듯 집을 사고판다고 보도한 적 있잖아요. 그거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제 아내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위해 재테크에 무능한 저에게 얘기 안 하고 벌인 일이었지만,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재산 신고에 누락된 부분은 고의성은 없었다는 것이 재판에서도 밝혀졌고요. 재산 신고서를 보시면 됩니다."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코인 투자설'을 얘기하며, 사저 담보로 90억 원 대출받아 못 갚으니 100억 원에 매각한 것일수도 있다고 주장하시던데요.
"이 얘기를 듣고 저도 어이가 없어서 웃었는데요.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해보신 분들은 알아요. 집 가격 대비해서 터무니 없이 이렇게 많은 액수를 대출받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 사람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는 액수만 대출 해주기 때문에 자기 집이 아무리 비싸도 내 수입이 그만큼 크지 않다면 대출을 안 해준다는 얘기예요.
이분은 완전히 만들어낸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최근에 이렇게 인터넷이나 언론에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분들이 있어서, 정치인들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고소 고발을 해서 바로잡으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김재원 의원이 주장한 정도의 거액을 (코인)투자한 적이 없어요. 터무니없이 과장한 것이에요."
- 김대중재단이 문제해결을 위해 나섰지만, 의원님이 이를 거부하고 외부인에게 매각하는 방식 택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분명히 해두는데 가급적이면 (재단) 어른들 체면 생각해서 이 내용은 얘기하기 싫었어요. 그러나 그쪽에서 자꾸 사실과 다른 얘기가 나오고 저도 해명은 해야되니까 말씀 드릴게요.
2022년 말에 저희 형님이 지자체나 정부의 도움으로 기념관 만드는 게 어렵게 됐다고 포기 하니까 김대중 재단분들이 우리가 한번 해보겠다 했어요. 뭐라고 했냐 하면, 그 당시 시점에 제가 그 상속세를 포함해 그 집에 이미 사용한 돈과 앞으로 내야 될 돈이 23억 원 정도 됐어요.
그러니까 재단에서 23억 원 줄 테니 계약서에는 공시지가로 계약한 걸로 하자고 해요. 공시지가는 그보다 높죠. 그 당시 공시지가가 한 55억 원 됐는데 실제로 23억 원만 받고 나머지 돈은 우리 쪽에 기부한 걸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도 잘 모르니까 그렇게라도 해봐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계약서 작성하기 전에 분명하게 이게 문제없는지는 확인해야 하니까 전문가인 회계사·세무사들한테 물어봤어요. 근데 그분들 말씀이 세무서에서 이거 안 받아준대요. 세상에 시가에서 절반밖에 안 되는 공시지가에 집 거래했다고 그러면 누가 믿어주겠느냐 하는 것과 제가 전액 안 받고 23억 원만 받은 다음에 나머지 기부했다고 처리해도 그 차액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제가 내야 된대요.
그러면 저는 이쪽 세금 없애려다 저쪽 세금이 새로 생기는 게 되는데, 그럼 그걸 나중에 누가 책임져줍니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리고 기부하라고 한 부분 있죠?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는데 비례대표 의원은 기부도 마음대로 못 해요."
- 왜 그렇죠?
"지역구 의원은 자기 지역만 아니면 어디든지 뭐든지 기부해도 돼요. 근데 비례대표는 전국이 선거구예요. 그래서 순수 자선단체 같은 데는 기부할 수 있지만 김대중 재단 같은 곳은 정치인들이 워낙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순수 비영리 자선단체로 보지 않으니 안 된다고 선관위 유권해석이 있어요."
- 사저 매입한 분들이 민간 기념관 만들어서 개방할 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매입했는데 무료로 개방한다는 게 잘 이해는 가지 않습니다. 매입 비용은 물론 관리 비용도 나갈 거니까요.
"그런데 그분은 당장에 얻는 금전적 이익보다 명예를 얻겠다는 생각이시지 않을까요? 저에겐 고마울 뿐이라 따져 묻지는 않았죠."
- 시간이 지나서 돈벌이 수단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잖아요.
"공공 차원에서 한다고 완벽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개인이 하더라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이분이 쉽게 마음을 바꿔서 약속을 어기고 다른 방향으로 간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반사이득에 의존하는 정치 경계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