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용민(왼쪽부터), 민형배, 장경태, 전용기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비위 의혹'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대상자는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다. 공교롭게도 4명의 검사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나 민주당 관련 수사 했던 검사라서 방탄 탄핵 혹은 보복 탄핵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의 검사 탄핵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13일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공동대표인 오동현 변호사와 전화 인터뷰 진행했다. 다음은 오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수사가 안 되는 상황이라 탄핵 소추로 비위 밝혀야"
-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4명 탄핵안을 발의했어요. 어떻게 보세요?
"일단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하는 점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의 권한 남용을 야당이 효과적으로 제재할 법적 절차가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 탄핵은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는 절차입니다. 지금 검찰 내부적으로 권한 견제 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검찰의 불법적인 행위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다고 하더라도 수사가 적절하게 진행되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 검사들의 불법적인 행위를 탄핵하는 건 마땅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그런데 아직 불법적인 게 확인된 건 없잖아요. 의혹만 있는 거고 의혹 가지고 탄핵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수사로 불법적인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탄핵 소추된 손준성 검사에 대해서도 저희가 고발했지만 전혀 수사가 진행되지 않아요. 수사를 통해서 불법을 확인하고 탄핵 진행한다는 건 실질적으로 탄핵 절차 진행하지 말라는 거와 동일하다고 봅니다."
- 하지만 민주당이 공수처 만들 때 이유로 내세운 건 검찰을 견제할 수 있어서라고 했잖아요.
"맞습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공수처가 현재 제 기능을 전혀 못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 공수처 만들었지만, 실질적으로 처음 계획했던 내용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공수처가 설립되어 진행되다 보니까 공수처가 제대로 된 역할 전혀 못 하는 상황이고요. 특히 현재 윤석열 정권에서는 더 그렇기 때문에 공수처 수사를 믿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4명의 탄핵 사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많은 국민께서 지금 탄핵 소추된 검사들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80년대 군부독재 시절에 군인 출신들의 이름을 안 것처럼 지금 많은 국민께서 부장검사, 차장검사의 이름을 안다는 건 지금 군부 독재보다 더 심한 검찰 독재 정권이라는 걸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상용, 강백신, 엄희준, 김영철 검사에 대해 많은 국민께서 이름을 알 정도로 많은 정치적인 수사들을 해왔기 때문에 의혹이 계속 제기됐던 거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 계속 문제점을 제기하고 수사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런 의혹들에 대해 계속 증거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 생각에 탄핵 사유는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 검사의 탄핵 사유 중에 똥 싼 것도 있는 것 같은데.
"박상용 검사 같은 경우 똥 사건을 탄핵 사유로 주장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박상용 검사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 일단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이성윤 의원이 의혹 제기한 거고 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박상용 검사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 관련해 이 전 부지사와 증인들을 회유했던 직권남용 등을 탄핵 사유로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사와 재판 받는 피고인에게 회유하고 허위 진술 강요했다는 점은 심각하고 중대한 불법에 해당합니다. 만약 이러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형사적으로도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충분히 탄핵 사유가 되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 또 다른 검사는 장시호씨와 불륜 관계라고 했지만, 장시호씨가 그건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그 부분도 물론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죠. 일단은 장시호의 녹취 내용 보면 장시호가 거짓말 했을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질문서 미리 알려주고 질문에 대한 답변 준비하게 하면서 모해위증을 교사하고 또 수사 상황에 대한 공무상 비밀도 누설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정말로 사실이라면 이것도 당연히 형사 책임 져야 할 부분이고 또 탄핵 사유가 당연히 된다고 봅니다. 물론 장시호의 녹취록은 드러난 사실인 거고 그 이후에 장시호는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는 하지만 이런 중요한 문제는 수사를 통해서라도 밝혀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혹시 장시호씨 말 말고 다른 증거가 더 있나요?
"그건 수사를 통해서 밝혀야 할 부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건 저희가 아직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죠. 실질적으로 장시호가 경제적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 지인과의 대화에서 나왔던 부분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대화인 거죠. 이건 장시호가 목적을 가지고 대화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하면 오히려 그런 대화 내용이 정말 사실인지를 수사를 통해서 당연히 밝혀야 하는데 그런 것도 지금 전혀 진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어쨌든 크로스 체크가 돼야 하지 않나요?
"물론 크로스 체크가 당연히 돼야 합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수사기관이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그런 부분들을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강제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저희가 검찰이나 공수처에 그런 내용 고발하더라도 전혀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탄핵 소추 통해 그런 부분들을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방탄이 아니라 정치 검사의 죄를 묻자는 것
- 4명의 검사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혹은 민주당 수사했던 검사로 알려지면서 방탄 탄핵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데.
"많은 일선 검사, 특히 형사 수사 업무를 하는 많은 검사가 고생하고 있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계속해서 문제 삼는 건 일선 형사 검사들이 아니라 최근 문제가 되는 정치 검사들입니다. 이런 정치 검사들은 범죄를 수사하는 게 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죄를 만들고 수사 방향을 설정하는 게 문제고요. 위 4명의 검사는 대표적인 정치 검사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고요. 당연히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야권 인사들에 대해 집중해서 어떤 목적 가지고 수사 하는 점이 문제이기 때문에 탄핵까지도 진행하게 된 거라고 봅니다."
- 그러나 국민에게 오비이락으로 보일 수 있지 않나요?
"물론 그렇게 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께서는 우리 검찰에 대해 현재 신뢰를 하지 않고 있으며, 검찰 수사가 공정하지 않고 편파적이라고 많은 분들이 또 생각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국민의 인식에 큰 역할한 게 문제의 정치 검사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점에 대해서는 헌법상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그 책임을 묻고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내용이 밝혀지면 이런 절차를 계속 진행해야 정치 검사들이 더 이상 정치적인 목적 가지고 수사하지 않고 정말 국민을 위해 법과 절차에 따라서 공정한 수사를 할 거라 생각합니다."
- 차라리 재판 끝나고 탄핵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금 이재명 대표 같은 경우에는 많은 재판 받고 있고, 이화영 부지사도 항소심 재판 받고 있고, 김용 부원장도 지금 항소심 재판을 받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이 정치 검사들이 진행했던 기소에 대해 지금 법원의 판단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원 절차와 별개로 그동안의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은 지금 진행한다고 해도 문제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지금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건에 대해서 탄핵 절차를 한다고 하면 그런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법원 재판 절차를 진행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전에 발생한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 탄핵을 진행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