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제6경 슬픈여. 부모를 잃은 일곱남매의 슬픈 전설이 담겨 있다.
신안군
10경이 아니더라도 곳곳이 기기묘묘한 바위들이다. 입맞춤하는 해태바위, 떨어질 것 같은데 떨어지지 않는 아차바위, 외계인을 닮은 ET바위, 시루떡바위, 주전자바위, 코카콜라병바위 등등. ET바위라는 이름은 10여 년 전 한 어린이가 붙였다고 한다.
코카콜라병바위는 바위에 뚫인 구멍이 콜라병을 닮았다고 한다. 잘 들여다보니 영락없는 코카콜라병 모양이다. 시루떡바위와 주전자바위 전설도 재미있다. 옛날 어느 날 서해의 용왕이 신하들과 주연을 베풀었는데 그때 먹다 남긴 시루떡은 시루떡바위가 되고 술을 담았던 주전자는 주전자 바위가 되었다는 얘기.
안내승무원의 아차바위 설명도 기억에 남는다. 길게 불쑥 솟은 바위 맨 윗부분 끝에 바위 덩어리 하나가 올라앉은 형국이다. 그 바위는 곧 떨어질 것 같다. "아차 하면 떨어질 것 같은데, 아직 떨어지고 않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기 때문이지요."
여기저기 해안풍경을 가보았지만 홍도의 기암괴석은 단연 압권이다. 수직으로 씻겨 내려간 바위에 꼿꼿하게 자라고 있는 노송들도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천야만야한 절벽에 달라붙은 홍도의 나무들은 모두 자연 상태의 명품 분재다. 안내승무원의 흥미로운 설명이 이어진다.
"홍도에는 사철나무, 너도밤나무, 동백나무가 주종입니다. 단풍나무는 없어요. 그래서 홍도는 늘 푸르지요. 게다가 거의 눈이 오지 않는데 눈이 와도 곧 녹습니다. 얼음이 거의 얼지 않아요. 그래서 홍도는 더 푸릅니다."
붉은 갈색의 바위, 늘 푸른 소나무와 파란 바다. 홍도 유람 1시간50분은 탄성의 연속이었다. 감탄하랴, 사진 찍으랴, 설명 들으랴 그리고 싱싱한 회 몇 점 집어먹으랴, 순식간에 두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입담 좋은 안내승무원은 김씨 성만 알려주고 나이와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 홍도 출신으로 유람선 안내원 경력 35년째라고 했다. 홍도 유람선을 타면 안내승무원의 구수한 입담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런저런 정보는 물론이고 흥미로운 뒷얘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걸 잘 기억해 둬야 어디 가서 홍도 유람 다녀왔다고 설(說)을 좀 풀 수 있을 것 아닌가.
유람선은 하루에 두 차례 출발한다. 정원은 195~240명. 성수기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릴 때면 임시 유람선을 하루 한 차례 추가로 운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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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에서 문화부 기자, 정책사회부장, 오피니언팀장, 논설위원 등으로 일했고 현재 서원대학교 휴머니티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중들이 문화유산과 예술을 어떻게 인식하고 수용하고 향유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탐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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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딱 두 번... 홍도에서 이거 빼먹으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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