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관곡지에서 연꽃을 촬영하는 사람들낙화하는 연꽃을 감상하며 촬영하는 사람들로 관곡지는 새벽부터 붐볐다.
김은진
나도 연밭으로 다가가 촬영할 준비를 했다. 사진기는 처음엔 다루기 어렵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빛으로 색을 조절하는 재미가 있다. 사진의 빛을 어둡게 해서 연잎을 신비롭고 우아하게 찍을 수도 있고 밝기를 밝게 해서 연꽃을 환하고 빛나게 찍을 수도 있다. 마치 눈앞의 연밭을 열대 우림 속에 두었다가 몽골의 벌판으로 옮겨 놓아 보는 느낌이다.
어떤 꽃을 찍을까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연꽃들이 조금씩 다른 포즈를 취한다. 숨결을 찬찬히 고르며 초록 연잎 위에 툭툭 자신을 떨구어냈다. 마치 고깔을 쓰고 긴 장삼자락을 공중에 뿌려대는 승무의 춤사위가 연밭 위에 펼쳐지고 있는 듯했다. 왼쪽을 한번 쳐올리며 낙하하는 꽃잎, 오른쪽을 한 바퀴 돌리며 흘러내리는 꽃잎도 있었다. 가만히 두 손을 모았던 연꽃이 아래로 풀썩 떨어져 연잎 위에 놓이고 한 장 남아 펄럭이던 연꽃의 춤에 노란 꽃술이 와르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