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서가 루프탑에서 바라본 잔디 광장
오창환
한강 다리가 하나 둘 늘어나면서 다리마다 일일이 이름을 붙이는 것에 회의를 느낀 서울시는 다리가 세워진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서 이름을 짓기 시작했다. 지금 노들섬을 지나가는 한강대교가 제1한강교였고, 양화대교가 제2한강교, 한남대교가 제3한강교였다.
어떻게 보면 군사문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모던한 감성의 작명법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강물은 흘러갑니다 아~ 제3 한강교 밑을~ 당신과 나의 꿈을 싣고서 마음을 싣고서" 1979년에 길옥윤이 작곡하고 혜은이가 노래한 '제3한강교'가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을 보면 당시에는 현대적인 느낌을 주어서인지, 그런 이름을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강에 다리가 수없이 놓아지면서 그런 방식의 작명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한강에 모두 32개의 다리가 있다.
한강 백사장은 우리나라에 특별한 휴양시설이 없었던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서울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휴양지여서 여름에는 수영을 했고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탔다. 대통령 선거 유세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1968년도부터 한강 개발이 시작되면서 한강 백사장에 있는 모래를 파서 골재로 사용하면서 한강 백사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가 강이 되었으며 중지도에 축대를 보강해서 타원형 인공 섬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한동안은 사기업 소유여서 출입이 금지된 채로 방치되다가 2005 서울시에서 구입하여 활용 방안을 연구하게 된다.
서울시는 우여곡절 끝에 노들섬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 기지로 재탄생시키로 하고 수년의 공사 끝에 2019년 9월에 개장하였다. 노들섬은 현재 라이브하우스, 갤러리, 다목적 홀, 서점과 야외 공연장 등이 있으며 특히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대규모로 문화시설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설계도 시안까지 나와 있다. 새로운 문화 기지 탄생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너무 많은 예산으로 혹여 자연 경관을 해칠까 우려되기도 한다.
밤새 비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노돌섬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스케쳐들이 보인다. 잔디 광장 오른쪽에 있는 노들서가 건물 루프탑으로 올라가니 서울 챕터 운영진과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관계자들이 보인다.
7월부터 10월까지는 어반스케쳐스서울과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과 콜라보를 하기로 해서 모임 장소도 같이 정하고 나중에 페스티벌에서 전시를 하는 등 행사도 같이 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말 기대되는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