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봤다고 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상물들.
유튜브
조아무개(16)군은 <더 글로리>의 대사 "멋지다, 연진아"를 따라 했으며, 주변 친구들도 드라마 속 말과 행동들을 모방하는 행위를 장난삼아 하곤 한다고 전했다. 또 "유튜브 쇼츠에서는 아이돌의 가슴이나 다리 등을 확대, 성희롱하는 영상이 뜬 것을 본 적이 있다"며 "아이들이 선정적인 영상을 일찍 접하고 배운다는 점이 큰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군 이외 일부 학생도 "보지 않아도 될 장면들을 어린 나이에 접하기 때문에 청소년에게 안 좋은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스스로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적절한 영상에 노출되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들은 어떻게 관람불가 콘텐츠를 접할까. 13명 중 8명은 "부모님과 OTT 계정을 공유하고 있어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현상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인 신아무개(25) 교사는 "아이들이 발표할 때나 급식 순서 양보할 때 등 일상 생활 속에서 '멋지다 연진아'를 반복해 쓰는 것을 보곤 한다"고 했다.
광명의 한 초등학교에사 가르치는 송아무개(43) 교사는 "어린 학생들이 특히 유튜버가 쓰는 존버(존x 버텨), 마기꾼(마스크를 썼을 때와 벗었을 때의 차이가 크다), 여미새(여자에 미친 사람), 남미새(남자에 미친 사람) 등 줄임말, 비속어 등에 많이 노출되어 뜻도 모르는 채 대사를 따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교실 표정을 전했다. 자극적인 대사들이 재미있고, 그 대사를 따라 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이 웃겨 관람불가 영상물의 장면들을 따라하기가 마치 교실 안에 중독처럼 퍼져 있다는 것이다.
송 교사는 "앞으로 OTT와 유튜브의 사용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자극적인 콘텐츠에 노출됐을 때 대처법을 가르치고, 교사와 부모가 보안 프로그램을 자주 업그레이드하거나 어린이 보호 기능을 설치하는 등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현·전유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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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입에서 여미새, 남미새… 19금 OTT에 무방비 노출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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