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타 석굴
김찬호
아잔타 석굴사원은 모두 29개의 석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절벽에 있는 바위를 깎아 석굴을 만들고, 그 안에 불상이나 탑을 안치한 형태입니다. 몇몇 석굴은 기원전에 만들어졌지만, 대부분의 석굴은 기원후 5~7세기에 조각된 것입니다.
석굴의 형태는 아주 다양합니다. 석굴 안에 좁고 긴 회랑을 만들고 탑을 모신 경우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사원의 구성 형태와 유사하지요.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한 형태도 있습니다. 이런 형태는 많은 스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참선을 하고 설법을 듣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엇보다 아잔타 석굴사원에는 벽면에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 아주 특징적입니다. 1번 석굴에 그려진 보살화가 가장 유명하죠. 인도 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보살화이지만, 유려한 자세와 화려한 장신구, 빛을 이용한 양감 표현까지 수준급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불상 옆에 그려진 두 보살화의 스타일이 눈에 띄게 다른 것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아잔타 석굴의 벽화 이후 인도 미술사에서는 회화가 오랜 기간 동안 실종됩니다. 물론 그 사이에도 그림은 그렸겠지만, 종이나 나뭇잎에 그린 그림은 썩어 없어진 것이죠. 이후 인도 미술사는 주로 조각과 건축을 중심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