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산의 흰 대흥란노자산은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2급 대흥란의 우리나라 최대 자생지로 알려져있다. 울창한 숲과 특수한 환경으로 생물다양성이 높을 뿐만아니라 각종 변이 식물도 많이 발생한다. 대흥란은 홍자색꽃을 피지만 아주 드물게 흰색꽃이 피기도 한다
원종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국립생태원의 거제도의 한 골프장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의견(2022년)'에 따르면, 평가서는 대흥란은 국내 확인된 자생지가 극히 적은 식물종으로 자생지 개발과 무분별한 채취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흥란은 세균이나 토양 박테리아의 도움으로 식물체 주변의 영양분을 흡수하여 생장한다.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이런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최적의 조건이 요구되는데, 산소와 수분이 충분해야하고, 25도 정도의 적당한 온도와 pH7정도의 중성 산성도 등이 잘 맞아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부생식물을 재배하기 어렵고, 이식하면 생존하기 어려우므로 이식보다는 자생지를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현재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거제시와 경동건설이 거제남부관광단지 골프장 개발을 위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 중이다. 본안은 2022년 12월 23일 제출됐으며, 보완요구를 한 상태다. 사업자측은 멸종위기종 대흥란의 이식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흥란 서식지 원형 보전, 왜 필요하냐면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환경평가가 졸속 진행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흥란의 경우에도 사업자 측은 당초에는 '없다'는 평가서를 제출했다가 환경단체로부터 거짓평가라는 지적을 받았으며, 국립생태원 등 조사에 따라 사업자 측이 재조사해 평가서에 대흥란 서식지 등을 추가했지만, 여기서도 대흥란은 골프장 경계 밖에만 서식한다고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는 이건 축소·왜곡 평가인데도,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이마저도 받아들이려 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대흥란의 경우 부생생물이어서 이주, 이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식지를 원형보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흥란이 발견될 경우 골프장 개발 계획에 큰 지장이 있기 때문에 애초 이를 축소 조사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개발계획의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은 이주, 이식하거나 형식적으로 서식지 보전이라는 시늉이라도 받겠지만, 희귀 진달래 포함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들은 아무런 보호대책 없이 삽날과 톱날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희귀식물들의 낙원이라 할 수 있는 거제 노자산이 파괴되지 않고 온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현재로서는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만이 답일 것이다.
한편 노자산에는 신비의 새, 팔색조를 비롯해 282종 멸종위기종 중에 유일하게 '거제'지명이 붙은 거제외줄달팽이를 비롯해 멸종위기1급 수달, 흰꼬리수리, 매를 비롯해 새매, 붉은배새매, 벌매, 참매, 독수리, 물수리, 수리부엉이, 솔개, 황조롱이, 두견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50여종의 법정보호종이 산다.
한반도 최후의 맹수로 알려진 '삵'이 이 산기슭에서 살고 있는 것이 실물로 확인됐다. 노자산은 거제시의 표현대로 '신비의 산, 신선이 사는 산'이라면, 이를 지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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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무서 흰 꽃-붉은 꽃이 동시에... "드문 현상,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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