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의 바라나시
Widerstand
바라나시의 화장터 주변에는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성스러운 강을 찾아 온 인도인도 있고, 생소한 화장 의식을 찾아 온 외국인도 있습니다. 바라나시는 인도를 여행한다면 대부분 방문하는 도시이기도 하니까요. 성지를 찾아 온 북적이는 인파들 사이로 오늘도 상여꾼은 골목을 오갑니다. 죽은 사람도, 산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만큼 바라나시와 갠지스강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죽음도 삶도 거기에 있다고 하죠. 누군가는 인도의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거기서 자아를 찾았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바라나시를 두고 "역사보다도, 전통보다도, 신화보다도 오래된 도시"라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이 도시가 썩 특별하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습니다. 화장이야 한국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장례의 방식이고, 절에서는 아직도 전통 방식으로 다비식을 치르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차이가 있다면 그저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화장을 한다는 것 정도겠지요.
단지 얼마간 가트 근처에 앉아 화장터를 바라봤을 뿐이지만, 이곳에서의 장례도 한국과 썩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불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상주로 보이는 사람은 바빠 슬퍼할 틈도 없어 보입니다. 누군가는 그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