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모내기 철을 맞아 전국 각지 농촌에서 모내기가 한창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2020년 5월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최근 '북한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뉴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북한 농업 생산 저하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건데 1990년대 식량난 이후 '최악'의 식량난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정보의 폐쇄성은 '소식통'에 기댄 자극적인 뉴스를 생산해 왔다. 위기는 극대화되고 상황이 나아진다는 이야기는 없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주장'이 외신을 거치며 공신력을 얻고, 다시 국내로 유입되며 '글로벌 뉴스'로 역수입되는 촌극도 벌어진다.
이 글은 최근 통일부로부터 시작된 북한의 '아사자 속출' 뉴스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팩트(fact)로 가공되는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려 한다.
북한의 식량 위기, 어느 정도인가?
북한의 식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북한이 스스로 식량 상황을 발표하지도 않을 뿐더러, 발표하더라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 경제는 '김정은도 모른다'는 말이 푸념처럼 회자될 정도다.
다만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은 451만 톤으로 2021년도 469만 톤보다는 18만 톤(3.8%) 감소했으며 2020년도 439만 톤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매해 북한 지역의 기상 여건과 병충해 발생, 비료 수급 상황, 국내외 연구기관의 작황 자료 그리고 위성영상 정보 등을 종합 분석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을 발표해 왔다.
2022년 북한의 식량 생산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수해 등으로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일부에서는 300만 톤대로 급감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농촌진흥청의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선방'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2020년도 생산량에 비하면 증가한 수치기도 하다.
우리 정부가 추정하는 북한의 곡물 생산 수요량이 550만 톤이란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북한의 식량은 99만 톤 정도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북한의 2000년대(2000년~2009년) 식량 생산량은 연평균 416만 톤이었다. 2022년 식량 생산량 451만 톤은 이를 꾀나 상회하는 수치다.
또한, 북한은 자력갱생 기조에 따라 생산 단위마다 자체적으로 텃밭을 가꾸고 주민들도 주택 주변이나 야산의 텃밭을 통해 남새(채소)나 밭작물을 기르며 식량을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보이지 않는 먹거리 생산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통일부 대변인이 쏜 '아사자 속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