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백자 화병 2점을 그렸다. 봉황문양이 멋지다.
오창환
파주시에 새 어반스케치 챕터가 생겼다. 파주시는 고양시와 이웃하고 있고 같은 생활권으로 교류도 많고 공유하는 것도 많다. 이제 파주에도 챕터가 만들어졌으니 그릴 곳도 더 많아지고 재미있는 일도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지난 11일 진행된 파주 챕터의 2월 모임의 장소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다.
새로 생긴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풍경들
국립민속박물관 본관은 경복궁 경내의 탑처럼 생긴 건물에 있다. 그런데 건물이 협소하고 2030년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에,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파주에 따로 만들어서 2021년에 개관했다. 파주 수장고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대부분인 약 100만 점 이상의 소장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보관하고 있고, 요즘 트렌드인 보이는 수장고로 만들어서 시민들이 이용하는 박물관으로도 사용하게 설계되어 있다.
파주 수장고는 파주 헤이리 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넓은 부지가 오랫동안 비어 있었는데 좋은 기관이 들어서게 돼서 다행이다. 사실 파주는 '그 동네 가서 소리 자랑하지 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요와 농요가 유명한 곳이다. 헤이리 마을 이름은 파주에서 전해 내려오는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따온 말이다. 그러니까 헤이리 마을이라는 이름에 민속박물관은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파주 박물관은 자유로 성동 IC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고, 입장과 주차가 무료다. 박물관에 들어서니 파주 챕터 운영진이 반갑게 맞아준다. 박물관 로비에서 보이는 거대한 유리 타워 세 개가 바로 열린 수장고로 소장품 창고 겸 전시장이다. 파주 박물관은 현재 <수장고 산책: 유리정원>을 기획전시 중이다. 유물에서 보이는 꽃이나 풀 문양을 정원에 심어진 식물로 보는 기획이다.
도슨트를 통해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듣고 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유물들도 다시 보인다. 그런데 이 박물관은 도슨트뿐만 아니라 카운터에서 안내하시는 분, 질서유지 하시는 분 등 모든 직원분들이 진심이 느껴질 정도로 친절하고 안내에 적극적이다. 여기서 일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이 박물관은 직장이다. 새로 생긴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잘 가꾸어 나가려는 기운이 나에게까지 전해져 온다.
그런데 열린 수장고 옆에 보이는 수장고라 하여 실제 수장고 벽을 유리로 만들어 안을 보도록 개방해 놓았는데, 내가 간 날은 휴일이라 직원들이 없었지만 직원들이 출근하면 그곳에서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일하는 분들의 근로권을 너무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