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 백신 가다실9 제품 모습
은평시민신문 김연웅
가장 최근에 출시된 가다실9의 경우, 기본적으로 총 3번(1차 접종 2개월 후 2차, 6개월 후 3차 접종) 접종해야 하는데, 1회에 20만 원가량의 가격인 것을 감안하면 접종 전체에 약 60만 원의 비용이 들게 된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나 사회초년생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HPV 백신의 권장 나이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해당하므로,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청소년과 청년은 비싼 가격으로 인해 접종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가격만 장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살림의원 추혜인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여성들의 경우, 만 20세부터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게 된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같은 경우 가격 부담이 있기 때문에 먼저 진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며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질병 예방을 위한 진료와 검진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는 만 20세 이상의 여성에게 2년에 한 번씩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무료 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가의 권고와 제도적 지원에도 여전히 성에 대해 엄숙한 사회 분위기는 진료와 검진을 필요로 하는 청년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비혼 여성 1314명 중 81.7%, 청소년 708명 중 84%는 "산부인과는 일반 병원보다 방문하기가 꺼려진다"고 답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과 사회 분위기로 인해 여성 질환을 가진 사람이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현상을 개선하고자 정치권에서는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꾸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여성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는 자궁경부암 검진과 예방접종이 비싼 비용과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어렵다면 이는 정치와 정부의 책임인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증 아닐까.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는 지속해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5만 4603명에서 2019년 6만 3051명으로 약 15%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자궁경부암의 원인 중 약 70%가 HPV 고위험 유형이니, 해당 고위험 유형을 예방하는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따라서 HPV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대상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후보 모두 외친 HPV 백신 접종 확대, 공약 지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