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기구피트니스
정무훈
나는 결국 그날부터 자발적으로 러닝머신 위로 올라갔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두 주먹 불끈 쥐고 '오늘 내 몸의 지방을 모두 불태우리라' 결심하며 러닝머신의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러닝머신에서 내려왔다. 옆 러닝머신에서는 누군가 속도를 올려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어르신들이 헬스 기구에서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나는 지쳐서 요가 매트에 드러누워 숨을 돌렸다. 피트니스 안에는 언제나 활기차고 빠른 음악이 흘렀다. 마치 음악만 들으면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공원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몸을 쓰는 것은 귀찮고 힘든 일이라고 여겼다. 일부러 몸의 소리를 듣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만성적인 어깨와 허리 통증을 시작으로 몸이 무겁고 피로감이 심했다. 몸이 지칠수록 먹고 마시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결국 더 무거운 몸으로 휴일이면 침대, 소파와 한몸이 되어가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나의 몸을 돌보지 않았구나. 운동의 목적이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구나.'
피트니스 첫날 스스로 퍼스널 트레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올해는 더 건강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운동하기로 결심했다. 집에 돌아오자 유혹이 시작되었다.
'운동을 시작한 기념으로 오늘만 가볍게 맥주 한 캔은 괜찮겠지.'
마음속 셀프 트레이너가 다급하게 외친다.
'회원님, 제발 참으세요. 매일 오늘만은 괜찮다고 하시면 건강해지는 내일은 오지 않아요.'
맞다. 정신 차리자. 오늘부터 맥주 대신 얼음물 마시고 마동석 따라 가즈아.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하루를 일상 여행자로 틈틈이 일상 예술가로 살아갑니다.네이버 블로그 '예술가의 편의점' 과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그림작가 정무훈의 감성워크북>이 있습니다.
공유하기
뱃살과 헤어질 결심, 마동석 따라잡기 프로젝트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