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21년 1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유성호
김만배 "남욱 진술 못 믿어... 모든 게 제 허언"
"(남욱 변호사는) 압수수색이 계속되자 새 기억을 떠올린다. 수사가 계속되면 또 어떤 새로운 기억을 할 지 알 수가 없다. 일정한 방향을 두고 떠올리는 듯하다." (김만배 기자 변호인)
김만배 기자 변호인들도 지난 28일 이 법정에서 새로운 증언을 내놓은 남욱 변호사를 거듭 겨냥했다. 남 변호사는 2018년 서울 서초동 한 식당에서 곽 전 의원과 김 기자가 돈 문제로 다퉜다고 진술했다. 곽 전 의원의 돈 요구를 김씨가 거절하자 "곽 전 의원이 '회사에서 돈을 빼내고 3년 정도 징역 갔다 오면 되지'라 말했고, 김씨가 엄청 화를 내면서 소란스러워졌다"는 증언이다.
김만배 기자와 곽 전 의원은 "허위"라며 곽 전 의원이 김 기자의 거만한 태도를 지적해서 다툼이 일어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 기자는 곽 전 의원이 자신에게 돈을 요구했다거나, 자신이 곽 전 의원에 돈을 전달하려고 했다는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의 증언도 "사실이 아니"라며 "모두 자신의 허언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밝혔다.
김 기자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아는 한 곽 전 의원은 이런 도움 요청에 응하거나 뇌물을 받을 분이 아니"라며 "곽 전 의원이 대장동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해주거나 해주겠다고 한 적도 없고, 저에게 돈이든 뭐든 요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정영학, 남욱 등 동업하는 동생들에게 사업 공통비를 부담시키고, 저를 과시하면서 허언을 한 게 끝없는 오해를 낳았다"며 "곽 전 의원은 오로지 제 허언과 잘못된 언어습관으로 이 법정에 섰다. 곽 전 의원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50억원이란 거금을 퇴직금으로 준 데 대해서도 그는 "제3자 시각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점 많다. 그러나 평소 곽씨를 조카처럼 생각했다. 회사를 운영하다 큰 병을 얻은 곽씨에 미안함이 컸다"며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 오해 없도록 절차를 더 잘 챙기면 어땠을까. 경솔하게 업무를 처리한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
김 기자의 변호인은 남욱 변호사 등의 법정 폭로를 받아 쓴 언론에 대해서도 "종전 법정 증언에 반하는 증언을 다시 하도록 하는 게 이 법정에서 벌어졌음에도 언론은 이를 마치 진실인양 떠들썩하게 보도한다"며 "일고의 비판도 없이 진실인 양 여론으로 만든 언론에 대해, 형사사법 절차에 관여하는 변호인으로서 큰 자괴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남욱 "대단히 할 말 많지만..."
"대단히 할 말이 많고 억울한 점이 많지만..." (남욱 변호사 변호인)
앞선 두 피고인이 각자 40여분씩 최후 변론과 진술에 쓴 반면, 남욱 변호사는 말을 아꼈다. 그의 최후 변론과 진술은 각각 3분을 넘기지 않았다.
두 피고인들로부터 신빙성을 믿을 수 없다는 비난을 산 남욱 변호사 측은 "이 사건 수사 제기 절차, 수사과정, 공소 제기 절차에 대해 대단히 할 말이 많고 억울점이 많다"면서도 "자세한 얘기는 변론요지서로 갈음하고 공소사실 자체만 구두변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남 변호사 측은 2016년 곽 전 의원에 성의 표시를 하라는 김만배 기자의 지시를 받고 대구 선거 사무실을 찾아가 현금 5000만원을 준 혐의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2013년 검찰 수사를 받다가 2015년 5월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곽 전 의원의 법률 상담과 자문을 받았고, 그에 대한 비용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남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죄송하다. 개인적으로 너무 부끄럽다"며 "다른 (대장동 관련) 사건들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그런 사건들이 추가로 기소돼서 재판이 향후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을 하지 않을 순없다) 제가 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판단해달란 말씀 드리고 싶다"며 "잘 살펴봐주길 부탁드린다"고 재판부에 밝혔다.
선고공판은 오는 1월2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소법정 523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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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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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표적수사", 김만배 "모든 게 내 허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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