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포주와의 대화성매매 알선 포주와 카카오톡을 주고 받는 모습.
송혜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숙식 제공'을 검색하니 여러 채팅방이 올라와 있다. 그중 채팅방 하나를 골라 대화를 걸었다. 해당 채팅방을 만든 A 씨는 내게 나이와 사는 지역을 물었다.
내 자신을 '15살 여중생'이라고 소개한 뒤 가출한 지는 1주일 정도 지났다고 말했다. 또 현재 다른 10대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 근처 원룸에서 살고 있다고 가정했다.
이에 A는 '현재 네 또래들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이 있다. 네가 원한다면 여기서 같이 살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또 나 이외에 같이 살고 있는 여성들도 함께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했다. 만일 살고 있는 원룸의 위치를 알려주면 직접 차로 데리러 가겠다는 친절함도 보였다.
"근데 왜 저희를 도와주시는 거예요?"
내 말에 A는 사이트 링크 하나를 보냈다. 해당 링크를 클릭해 들어가니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이트가 나왔다. 여러 여성들의 노골적인 사진들과 소개 멘트가 함께 적혀 있다.
이어 A는 보이스톡을 걸었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로 느껴지는 20대 젊은 남자였다. 그는 "링크 보셨냐"며 "그냥 가끔 오빠들하고 밤을 같이 보내기만 하면 된다.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고 돈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다시 한번 내가 15살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좋아들 하시죠"라고 덤덤히 말했다.
A는 내게 신체 사이즈와 성적 취향을 물었고, 원하는 별명이 있는지 물었다. 그리곤 '사전 만남'부터 빠르게 진행하자고 말했다. 그 만남이란 사이트에 올릴 사진을 찍고 A와 성관계를 맺은 뒤 그가 느낀 감상평을 소개 멘트로 적기 위함이었다.
그는 한 공원 근처에 흰색 카니발 차량을 대기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나는 경찰에 연락해 상황 설명을 하고 이들을 신고했다. 만남 시간이 다가올수록 그와의 오픈 채팅방에선 끊임없이 보이스톡이 걸려 왔다.
청소년 성매매의 굴레는 왜 끊기지 않는가
지난 3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을 보면 온라인상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위험이 여전히 높다.
통계를 보면 범죄 유형별로 강간은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22.0%)로 가장 높았다. 성매수와 성착취물 제작 등도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각각 86.5%, 71.3%를 차지했다.
피해 아동·청소년과 가해자가 인터넷을 통해 만난 경우 최초 접촉 경로는 채팅앱이 51.1%로 가장 높았으며 실제 만남으로 이어진 경우는 무려 72.2%에 달한다. 피해 아동․청소년과 가해자가 인터넷을 통해 만난 경우 최초 접촉 경로는 채팅앱이 51.1%로 가장 높았으며, 실제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진 경우는 72.2%에 달했다.
이 같은 통계를 비추어 볼 때 온라인 성범죄를 단속하는 법적 체계가 지금보다 훨씬 엄격하게 갖춰져야 한다. 특히 A 씨 같은 포주처럼 청소년들이 접하기 가장 쉬운 SNS에서 대놓고 성매매를 주선하는 이들이 있다는 현 상황을 국민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9월 시행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온라인상 위장 수사를 진행하면서 디지털 성 범죄자를 1년 간 200명 넘게 검거하며 속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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