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전집(현해탄)
창작과비평사
금서는 보통 '정치적인 목적'으로 지정
금서의 역사를 살펴보면 냉전에 따른 대치, 사회·문화·종교적인 규범에 따라 지정되어 왔습니다. 종교혁명 시대 마틴 루터나 존 칼뱅의 저작이 카톨릭에서 금서로 지정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에밀졸라는 프랑스 일간지 '로르르'에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하여 '나는 고발한다'를 실으며 금서의 목록에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부인 시리즈로 유명한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은 선정성으로 인해 로마 가톨릭교회가 선정한 금서 목록에, D.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은 1960년 공식 출간되었는데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1959년 발효된 음란저작물 금지법에 따라 고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50여 년의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풍기 문란을 일으킨다고 비난받았던 작품들이 권장 도서로 지정되어 널리 읽힌다는 것인데요, 과거의 사회·문화적 경직도가 얼마나 높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鄭芝溶詩全集>(정지용시전집)이나 <보바리 부인>과 같은 작품만 봐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당연하기 위해서 얼마나 큰 노력이 있었는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의 경직(硬直)이 문화 예술발전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동시에 확인 가능합니다.
우리 사회가 지금은 금서라는 알레고리에서 탈출하기는 했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실제로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기에, 이러한 금서 목록을 읽으며 오늘 우리의 현실도 되돌아보는 것도 큰 교훈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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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기'보다 '시 읽기'와, '시 소개'를 더 좋아하는 시인. 2000년 9월 8일 오마이뉴스에 첫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그 힘으로 2009년 시인시각(시)과 2019년 불교문예(문학평론)으로 등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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