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중 휴대폰을 펼쳐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권 직무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공동취재사진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
대통령과 여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이의 텔레그램 메시지, 파장은 컸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의 메시지가 26일 언론에 포착된 뒤 정치권은 '문자 사태'를 맞았다.
반응은 세 부류로 갈린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방어, 이준석 대표는 태세전환, 더불어민주당은 비판으로. 이 지점에서 세 단위의 동상이몽이 포착된다.
당무 개입 안 한다던 윤 대통령의 거짓말?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권성동 직무대행은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두둔했다. 허리도 숙였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방어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적인 (대화인데)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될까요"(성일종) "대통령도 사람입니다"(홍준표) 같은 논리다.
누구나 사적 대화는 얼마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태의 핵심은 그동안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말과 달리 실제로는 '당무에 관심이 많았다'는 데 있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의 징계가 결정되기 전엔 "(대통령이) 당의 수장도 아니고, 당 문제는 저는 그렇게 지켜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6월 10일)"라고, 징계 후에는 "당무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7월 8일)"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에게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되레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한다는 의심만 증폭시켰다. 방어하면 방어할 수록 의심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