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 만세루
최서우
누각에 들어가니 웅장한 건물이 하나 보인다. 바로 석가모니 삼존상을 모신 대웅전이다. 그런데 다른 부속건물과 달리 세월의 흐름이 매우 느껴졌다. 무엇보다 건물 앞쪽에 툇마루가 눈에 띄었는데, 다른 건물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양식이다.
건축양식은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의 팔작지붕으로 기둥머리 위와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포(拱抱)로 가득한 다포양식 형태인데,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사찰 건축양식이다. 언제 지어졌는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1999년부터 2001년 초 이뤄진 해체보수공사 때 조선 세종 17년(1435)에 중창했다는 묵서명이 발견되었다. 중창한 것 그대로 오늘날까지 전해졌다면 무려 600년 가까운 세월동안 대웅전 기둥들이 저 커다란 팔작지붕을 지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2009년에 국보 제311호로 승격되었다.
대웅전 왼쪽에는 뭔가 특이하게 보이는 종무소가 있다. 종무소 자체가 보물 제448호인 봉정사 화엄강당이기 때문이다. 원래 승려들이 경전을 공부했던 곳으로 온돌방 구조를 갖췄다고 한다. 강당 역할을 했기 때문에 대웅전보다 기둥 크기가 작고 기둥머리 위에만 공포가 있는 주심포계열의 익공 양식으로 되어 있다. 1969년 해체 복원할 때 발견한 상량문에 의하면 선조 21년(1588)에 손질하여 고쳤다는 기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