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암왼쪽에 보이는 바위가 두꺼비바위고 바위에 붙은 전각안에 돌에 새겨진 부처님이 계시다.
오창환
전망대 근처는 몇 번 그려 봤기 때문에 오늘 내가 그리려는 곳은 안양암이다. 안양(安養)은 불교 용어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몸을 쉬게 한다는 뜻, 즉 극락에 가기 위해 사람들이 거쳐야 하는 곳이다. 참고로 경기도 안양시도 같은 뜻에서 유래했다.
안양암은 1889년 성월 대사가 창건했으며 한국불교미술관의 별관으로 석감마애관음보살상, 대웅전 아미타후불도, 아미타괘불, 지장시왕괘불 등 유형문화재와 문화재 자료 18건 등 1560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사찰 전체가 문화재다. 화재로 소실된 건물 복원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한다.
카페 낙타에서 그림 그릴 종이를 받아 들고 가파른 길을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 요소요소마다 스케쳐들이 진을 치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골목골목을 찾아찾아 안양암에 도착하니 7시에 먼저 오신 스케쳐가 그림을 마치고 일어서고 있다.
나도 그림을 그리려는데 안양암 이사장님이 나오셔서 차를 대접해주시고 절의 유래에 대해 들려주셨고 평소 개방하지 않는 명부전 내부도 보여주셨다. 명부전 안에는 작은 도자기로 제작된 1500여 분의 불상이 있는데 모두 조선 왕가의 보물을 안에 넣고 봉인해 두었다고 한다.
명부전 안에는 돌아가신 분들의 작은 위패도 있는데 십자가 그림이 그려진 위패가 있어서 이사장님께 여쭤보니 이 절은 원래 민간신앙 기도처에서 유래되어서 다른 종교의 위패도 모신다고 한다.
안양암에 들어오면 왼쪽에 보이는 큰 바위가 두꺼비 바위다. 이 바위는 돌이 많은 낙산에서도 유독 영험스러운 기운이 있어서 예로부터 민간에서 기도처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1899년 그곳에 절이 창건되었고 명성황후의 기도처가 되면서 절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금 창신초등학교와 주변 일대가 안양암 소유였다고 하며 황실의 보물을 이곳에 보관했다고 한다.
이사장님의 설명을 듣고 다시 절을 돌아봤다 대웅전과 산신각에 해당하는 금륜전도 보고 절 뒤쪽의 두꺼비 바위 머리에 해당하는 곳에 있는 자연 동굴에도 들어가 봤다.
그래도 안양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1909년 만들어진 돌부처상이 있는 관음전이다. 이 부처님은 현대적인 이목구비에 잘생긴 얼굴, 게다가 멋진 수염까지 기르고 계시다. 영험한 두껍바위에 새겨진 불상이라 인기가 많으실 것 같다.
사람들과 함께 그려서 멋진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