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의 <전쟁과 사랑>
눈빛출판사
작가가 가장 행복할 때
다행히 영변, 묘향산 일대는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직접 그곳 산하를 둘러봤기에 사실감이 나게 그릴 수 있었다. 평안도 방언은 방언학의 대가 김영배 동국대 명예교수의 자문을 받으며 집필했다. 그밖에 배경지도 내 발로 일일이 답사했다.
이 작품은 북녘 인민군 전사 김준기와 남녘 의용군 최순희 여간호사 간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파란만장한 그들의 인생행로 끝에 재회하여 그때까지 생존하고 있는 북의 어머니를 찾아 뵙는 이야기다.
그들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다부동전선에서 만나 서로 풋사랑을 나누다가 헤어진 뒤 20여 년이 지난 뒤 극적으로 다시 만난다. 이후 그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그곳에서 결혼을 한다. 그런 뒤 미국에서 평양면옥으로 성공하여 반세기 만에 베이징을 거쳐 고향 영변으로 뒤늦은 신행을 가는, 현실 속의 분단 극복 이야기다.
이 작품 <전쟁과 사랑>은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6·25전쟁을 객관적으로 바르게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갈증을 시원케 풀어줄 것이다. 또한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끝내 약속을 지킨 지고지순한 남녀의 뜨거운 순애보다. 이 작품은 오래도록 8천만 겨레의 가슴 속에 그 여운이 남을 것으로 믿는다. 작가의 양심에 따른 서술이었다고 감히 말씀 드린다.
내가 이 작품은 쓰게 된 동기 부여는 대학시절 정한숙 교수님의 <창작론> 시간 때의 당부 때문이었다. 후일 정한숙 선생님이 문예진흥원장으로 재임 시절 대학로 사무실로 찾아뵙자 매우 반겨주셨다.
"어이, 박도! 작가는 말이야 바둑판에 돌을 놓을 때(200자 원고지를 메울 때)가 가장 행복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