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페활량 활동가 네 명(강규빈, 도경, 박혜리, 배지은)이 모여 지방선거 공약분석 및 정책제안을 하며 어떠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타난 성평등공약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효정
- 서울시장 선거를 보면서 느낀점은?
지은 : "후보자 5대 공약이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드디어 업로드 되었다. 서울시장 후보 중 4번 신지혜 후보(기본소득당)가 공약을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준다고 느꼈다."
도경 : "비슷하게 느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모를 때가 많았는데, 목표치가 구체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서 좋았다. 공약의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닿을 수 있도록 설명해주어서 좋았다. 다른 후보는 '어떤 서울을 만들겠다', 이런 식으로만 나와 있어서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연결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 신지혜 후보 공약설명 방식을 다른 후보들이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지은 : "지방선거 전체적으로 공약이 잘 보이지 않았다. 공약을 찾아봐도 잘 나오지 않는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관심 있는 우리가 찾아도 이렇게 찾기 어려우면, 바쁜 시민이나 관심이 적은 시민의 경우는 공약을 찾아보고 투표하기 더 어렵겠다고 느꼈다. 선거운동을 많이 하는데 공약에 대해서는 충분히 들을 수 없고, 뽑아달라는 이야기뿐이다. 어떤 지점을 보고 뽑아달라고 홍보하는지 모르겠다."
혜리 : "지방선거는 삶과 더 밀접한, 밀접해야 하는 선거인데, 많은 사람들이 누가 뽑히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느낀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재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 부동산 관련 내용이 선거의 중요한 키포인트로 다뤄져서 더 그런 것 같다. 그것이 중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 지역에서 돈을 많이 벌게 될 사람은 극소수이고, 개발이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그 지역에서 쫓겨나게 될 사람도 많을 텐데. 서울시장 역할이 특정한 사람들의 돈을 더 많이 벌게 해주는 것이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것 말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야 하는데도, 그 이외의 것들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많이 어필되지 않는다."
규빈 : "서울시장 후보 공약을 본 첫인상은 '전반적으로 정말 표가 되는 공약만 내세운다'는 점이었다. 물론 후보에게 표심이란 무시할 수 없는 절대적인 기준일 수도 있겠으나, 자꾸 그래서 소수가 더 극단적인 소수화가 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 또한 공보물에서 비전과 구체적인 공약 내용보다 타 후보에 대한 비방이 여전히 비치는 점, 수많은 선거 홍보 문자 속에서 난무하는 "쟤보단 내가 낫다" 식의 문구를 접했을 때 과연 현실의 대안이 이 후보일 수 있을까 답답해졌다."
- 지방선거 분석활동을 한 이유는? 분석하며 느낀 점은?
지은 : "우리가 이번에 특별히 서울시장 선거/지방선거를 청년 페미니스트의 관점으로 보는 활동을 하였다. 청년은 건물주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 공약을 찾아보면 '이번 선거가 부동산 정책이 관건이다'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청년은 특히 이 선거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느끼기 어렵다고 여겨졌다. 이번에 주거정책 분석을 담당했는데, 양당의 공약이 다소 비슷하게 보였다. 둘 다 개발의 관점에서 주거공약을 풀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일단 개발을 해서 임대아파트를 시민에게 공급하겠다는 공약이 대부분이다. 공약의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그리고 '시민에게 공급되는 주거의 질은 어떠할지?',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지?' 의문이 들었다. 청년 비혼 여성인 나의 자리는 있을까? 나에게 주어지는 공간은 몇 평의 공간일까?"
도경 : "분석하면서 기후위기가 이슈로서 다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공약을 살펴보았을 때는 굉장히 아쉬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렇지만 사실 그건 이전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선거판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아쉬움이 있다. 괜찮은 공약을 가진 후보는 정말 소수다. '우리에게 왜 더 나은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은 : "우리가 이렇게 활동하게 된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면 3월에 대통령선거가 있었다. 그 선거가 너무 여성혐오선거, 뿐만 아니라 장애인, 성소수자 등 모든 소수자혐오를 파는 선거였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작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도 페미니즘OUT을 내걸며 한 백래시 선거였다. 표를 구하기 위해 여성혐오나 백래시가 계속 나오는 것이 화가 났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조금이라도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를 바라기에 이번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혜리 : "서울시장의 역할을 내가 나에게 설명하고 싶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싶기도 해서 이번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자 '서울시장이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나의 고민'으로 주제를 잡고 조사 및 분석을 하였다.
규빈 : "소수자 혐오와 관련해서는 최근에 특히 장애인 이동권 및 권리예산투쟁 이슈가 있었다. '서울시장 후보들은 소수자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어떤 해결책을 마련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분석을 시작했다. 결론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서울은 여전히 더욱 뚝딱댈 것이고, 교통이 빠르게 돌아갈 것이고, 다양한 일자리와 주거가 쏟아지는 '멋진 서울'이 될 예정이지만 '그래서 나는, 내 주변의 친구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서울에 사는 비서울사람이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만 남아 회의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