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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청, 캠프페이지로 옮긴다는 후보들에 묻습니다

[피스모모 - 캠프페이지는 누구의 것일까 ②] 157명 설문조사, 129명 의사결정 과정 불만 표해

등록 2022.05.26 14:58수정 2022.05.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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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은 '강원도 청사 신축 이전'입니다. 지난 1월 최문순 지사가 옛 미군기지 터(캠프페이지)로 강원도 청사 신축이전 계획을 발표했지만, 반대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캠프페이지 활용은 무엇일까요. 평화를 교육하는 시민사회단체 피스모모의 김가연 리서치랩 실장이 4회에 걸쳐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편집자말]
 왼쪽부터 김진태,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왼쪽부터 김진태,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오마이뉴스
 
"도청사를 캠프페이지로 이전 신축하고, 레고랜드와 연계한 일자리·교육·상권이 어우러진 워케이션 파크를 조성하겠다." -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강원도의 상징이면서 도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을 여론 수렴 없이 세 사람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도민을 무시한 조처다. 캠프페이지는 시민공원으로 계속 추진하는 게 맞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다수 시민이 원하는 대로 공원의 개념을 유지하되 그 안에서 많은 일이 이뤄지게 해야한다. 시민과 함께 공론화를 통해 캠프페이지 활용 방안을 결정하겠다."- 육동한 더불어민주당 춘천시장 후보

"(캠프페이지는) 레고랜드와 삼악산을 연계한 체류 관광지가 되어야 한다. 강원도민과 춘천시민의 의견을 물어보고 공론화해 춘천에서 신축해야 한다. 캠프페이지로의 이전은 반대다." - 최성현 국민의힘 춘천시장 후보

"캠프페이지를 원래 계획대로 공원으로 조성한다면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는 명소가 될 것이다. 도청사는 신북읍에 항공대나 학곡리 신도시 쪽으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이광준 무소속 춘천시장 후보
 

평화를 교육하는 시민사회단체 피스모모와 평화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미디어 더슬래시는 지난 3월 28일~4월 24일 춘천시민·이외 지역 시민 총 157명을 대상으로 '강원도청 신축 이전'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응답자 중 춘천시민은 112명이었는데, 이 중 69명이 강원도청 신축 이전에 불만을 표했습니다. 이들은 논의 과정에 불만을 표했는데, 대부분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중 129명은 옛 미군기지 터(아래 캠프페이지) 활용 용도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일부 응답자들은 도청 신축 이전 결정은 춘천시의 일방적인 결정이며, 그 결정사항에 대해서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결정 과정에 대체로 만족하는 춘천 시민도 있습니다. 매우 만족이라는 의사를 밝힌 응답자 17명을 포함해 총 41명이 캠프페이지 부지를 활용한 도청 신축 이전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타 시도에서 접근하기가 용이하고 ▲캠프페이지 부지 개발이 춘천시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찬성하는 이들도 춘천시가 보인 의사결정 과정에는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강원도지사 후보와 춘천시장 후보 중 몇몇은 청사 신축 이전 결정과 관련한 시민 공론화를 재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설문조사에 드러난 시민들의 불만을 후보자들도 알고 있다는 뜻 아닐까요. 


도청 신축 이전, 원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
 
 피스모모·더슬래시는 지난 3월 28일 ~ 4월 24일 춘천시민·이외 지역 시민 총 157명을 대상으로 '강원도청 신축 이전'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피스모모·더슬래시는 지난 3월 28일 ~ 4월 24일 춘천시민·이외 지역 시민 총 157명을 대상으로 '강원도청 신축 이전'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피스모모 제공
 
 응답자들은 캠프페이지가 공원(시민공간, 숲)으로 활용되기를 바랐다.
응답자들은 캠프페이지가 공원(시민공간, 숲)으로 활용되기를 바랐다. 피스모모 제공
 
공론화를 통해 캠프페이지의 활용도를 결정하겠다는 후보들마저도 '캠프페이지는 체류 관광지가 되어야 한다(최성현 춘천시장 후보)', '캠프페이지에는 지식산업과 콘텐츠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공간(육동한 춘천시장 후보)'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대다수 시민은 캠프페이지 부지가 공원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이들은 캠프페이지가 '공원'이 되는 걸 상상했습니다. 캠프페이지의 오염이 잘 정화된 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나 숲으로 조성되었으면 한다고 답변이었습니다. 이곳을 역사를 기록한 기억 공간이나 평화공원으로 조성하기를 바라는 응답도 있었고, 청사와 공원이 잘 어우러진 장소가 되길 바란다는 답도 있었습니다.


공원을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주한미군 주둔이라는 국가안보·군사안보의 폐쇄성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심각한 오염 등 시민들의 접근성을 제한하던 요소들을 극복하고, 그 땅이 모두의 것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청사 이전에 대한 결정은 과연 유효한 것일까요.

시유지에 대한 결정권이 단지 지자체장 몇 사람에게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는 캠프페이지에 청사를 짓는 것은 반대하지만 '강릉에 강원도청 제2청사를 신설하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 공약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을까요. 

6월 1일 지방선거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누구를 선출할 것인가' 선출된 권력으로서 그 엄중한 책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사람,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 시민의 의사를 충분히 대의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 합당한 책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 이것은 온전히 춘천시민들과 강원도민들의 몫일 것입니다.
#춘천 #캠프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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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모모의 리서치랩 실장과 피스모모평화/교육연구소의 연구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덕적 상상력』(레더락 저, 글항아리, 2016)과 『체계적인 평화세우기』(리사 셔크 저, 대장간, 2014), 『갈등 영향 평가와 평화세우기』(리사 셔크 저, 피스모모, 2021)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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