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최육상
순창군농민회 전세용 사무국장은 "그동안 농민회 활동이 투쟁사업 위주였으나 이번을 계기로 지역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농업과 농촌생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겠다는 취지에서 칼갈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 사무국장은 이어 "칼갈이 좌담회는 이번에 일시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연중 지속사업으로 농번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진행하려고 고가의 칼갈이 장비와 비품을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칼갈이는 주민당 2개씩으로 한정했지만, 집안에 있는 칼 10여 개를 모두 들고 나오는 주민들이 종종 있어 농민회 측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요즘은 장날 장에 가도 칼갈이 할 데가 없는데, 이렇게 마을까지 찾아와서 칼을 갈아 주니까 정말 고맙제"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주민은 "칼을 갈려면 제대로 갈아야지, 날이 넘어가면 안 간만 못 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칼갈이 좌담회 소식을 전해들은 한 주민은 "농번기에 주민들이 모두 농사 준비하느라 마을에 없는데, 굳이 이 바쁠 때 칼갈이를 한다고 마을을 찾아다녀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궁금해서 쌍치면 칼갈이 현장에 가 봤더니, 사람은 없고 맨 칼만 줄지어 늘어서 있더라"고 말했다.
전 사무국장은 "솔직히 칼갈이 좌담회를 조금 늦게 시작한 건 맞는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럽게 진행한 측면이 있다"면서 "농번기인 것도 잘 알지만 이젠 거리두기도 해제됐고 해서 주민들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들어서 살기 좋은 농촌 순창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