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반 참여자들
김상길
- '굿다이버 물고기반'에 참여하려면 스쿠버다이빙은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할 테고 어떤 능력, 과정이 필요한가요?
"15명 정도의 다이버가 정해진 시간 동안 동시에 다이빙하다 보니, 제가 일일이 챙길 수가 없어요. 그래서 본인의 몸을 컨트롤하고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다이빙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 어류 기록을 위해 수중 카메라가 있어야 하구요.
하지만 다이빙이 약간 미숙한 다이버는 하루 이틀 전에 연습 및 교육을 진행한 후에 조사에 참여하기도 해요. 물고기에 관심 있는 다이버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조사 다이빙이라고 해서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레크레이션 다이빙처럼 이동 범위가 넓은 다이빙이 아니고 조사 라인을 따라 머물다가 되돌아오는 거라 오히려 더 안전하기도 해요.
1년의 조사 일정은 미리 정해서 연초에 공지해요. 참여자가 연간 일정을 조정해 가능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한 번 참석한다고 결정하면, 개근은 당연하고 결석 시에는 페널티도 있습니다."
- 작년까지 제주바다 수온이 많이 올랐잖아요.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원 의견에 따르면, "지금 상태라면 제주바다는 2100년에 오키나와와 같은 환경이 될 것이다"라고 하는데, 김상길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는 연구자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어요. 누구는 물고기가 늘어나 좋고, 누구는 토종 물고기가 사라지면 안 된다고도 하고. 조사 기관이나 어민 등 처한 상황과 사람에 따라서 변화에 대한 생각이 다르겠죠.
그러나 지금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은 들어요. 서귀포는 항상 봄에 수온이 14도까지 내려가곤 했지만, 작년 재작년은 14도까지 내려간 적이 단 하루도 없었어요.
조그만 망둥어부터 방어, 부시리 같은 큰 물고기까지 먹이그물로 이뤄진 생태계가 있을 텐데 과연 아무 영향 없이 무사할까요. 올해는 작년하곤 또 다르게 2월 수온이 14~15도까지 떨어졌고 예년과 다르게 바다가 거칠고 풍랑주의보가 자주 발생했어요. 올해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수온 상승에 따른 수중 경관 변화도 확인되는 게 있는지요.
"그럼요. 일단 과거에는 제주 바닷속 시야가 매우 좋았어요. 요즘은 1년 내내 부유물이 너무 많이 떠다니고 바닥에도 내려앉아 있어요. 연산호만 아니라 돌산호 종류들이 대체적으로 더 빨리 자라고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해조류의 변화도 상당해요. 과거에는 모자반이 정말 많고 키도 커서 칼로 자르면서 다니기도 했거든요. 근데 요즘은 그런 모자반이 하나도 나오지 않아요. 지금이면 겨울 바다에서 한창 자라야 하는데, 큰 모자반 찾기가 어려워요."
- 제주바다 물고기를 기록하는 시민과학의 한 사례를 잘 들었습니다. 굿다이버의 기록이 제주바다를 보호하는데 큰 도움도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더 해나가실 예정인지요.
"'섶섬 작은 한개창 물고기', '문섬의 물고기' 등 어류 도감을 만드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제주바다 물고기 104종, 갯민숭달팽이 42종을 디자인한 로그북(스쿠버다이버의 다이빙 기록) 스티커를 만들기도 했어요.
향후에는 '굿다이버 물고기반'에서 더 나아가 '물고기 학교'를 만들고 싶네요. 굿다이버에서 운영하는 물고기반, 갯민숭달팽이반, 연산호반도 운영하면 좋겠어요.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여봐야죠.
그리고 제주도청과 함께 수중해설사 과정도 하고 싶어요. 산에 가면 숲해설사가 있고 박물관에는 도슨트가 있잖아요. 바다라고 못하라는 법은 없죠. 지금도 저희는 다이버 가이드를 할 때 메모판을 가지고 들어가 물고기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곤 합니다. 이런 내용과 기술을 공식 과정으로 만들고 싶기도 해요. 현재 '굿다이버 물고기반' 참가자들이 수중해설사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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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바다 물고기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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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도감이 올해 목표... '물고기 학교'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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