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의 명물 젓국갈비강화를 대표하는 수많은 음식 중 젓국갈비는 단언 첫 손에 꼽힌다.
운민
솔직히 젓국갈비라는 명칭이 주는 어감 때문에 도전하기 쉽진 않았다. 새우젓국에 담근 갈비라 젓갈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날 듯했기 때문이다. 짠맛만 매우 강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는 돼지갈비가 들어간 고깃국에 새우젓을 넣어서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고려시대부터 전래된 음식인데 강화도로 피난 온 왕이 먹을 것이 없어서 강화도에서 많이 나는 새우젓을 이용해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옛날부터 운영해 왔던 곳답게 식당 내부의 화장실 타일이나 오래된 나무판자 등에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강화도의 특산물인 순무김치와 밴댕이 젓갈과 더불어 큰 냄비에 올려진 젓국갈비가 나왔다. 맛을 보는데 생각보다 심심했다. 슴슴한 고기 맛에 새우젓갈이 주는 감칠맛이 조금 감돌긴 했지만 특별한 맛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이런 향토음식을 맛본 뒤 나중에 그 여행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는 것 아닐까?
강화읍의 골목은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하지만 피맛골을 비롯하여 최근 재개발로 인해 없어진 수많은 골목길에 대한 아쉬움 탓에 그리운 길이된 듯하다. 그래서 어떤 골목에선 길을 막아놓고 영화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그 기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골목을 나와 파리바게트가 있는 삼거리에 서면, 강화도를 대표하는 시장 중 하나인 중앙시장 상가들이 눈에 띈다.
여태까지 다녔던 경기도의 도시들은 아무래도 새로 개발된 신도시들이 많은 편이라 상설시장은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강화읍은 고려시대부터 도시의 명맥을 그래도 이어왔고, 아직까지 대형마트가 들어오지 않아 재래시장이 설 자리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는 중앙시장이 상가건물 안에 입점해 있어, 정작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장은 강화읍에서 약간 외각 쪽에 있는 풍물시장이라고 한다.
강화대로를 사이에 두고 A동과 B동으로 나뉘어 있는데 특히 B동에는 청년몰과 강화 관광플랫폼이라는 관광안내소 겸 강화여행 홍보관이 들어서 있어 강화읍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출발지로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한때 이 건물에 자리한 청년몰은 강화의 특산물을 활용한 아이템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점차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줄면서 점포 20곳 중 에그타르트 전문점인 강화 까까만 남기고 모두 철수했다.
급기야 올해 초 강화 까까도 불은면으로 이전하고 강화 청년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애초에 강화 자체가 전주, 경주처럼 뚜벅이 여행지로 활성화된 고장도 아니고 접근성이 썩 훌륭하지도 않았다. 강화읍내도 경주의 황리단길이나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충분히 잠재력이 있는 만큼 가능성을 열고 두루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