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수업을 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입니다.
꿈틀리인생학교
내가 꿈틀리를 처음 알게 된 건 엄마가 책 <삶을 위한 수업>을 읽고 소개해 준 덕분이었다. 그때 나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자퇴를 원했지만, 학교라는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었다. 시험과 성적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던 나에게 꿈틀리는 훌륭한 대안이었다. 덴마크에 여행도 다녀온다고 하니 더욱 그랬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학교의 이름이었다. 꿈틀리인생학교, 뭔가 오그라들었다. 학교를 졸업한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학교에서의 시간이 쌓일수록 그 7글자가 점점 와닿았다. 꿈틀대며 움직이고, 시도할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과 함께하며 삶을 배울 수 있었다. 일반 학교에선 가르치지 않지만 꼭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하는 것을 배웠다. 꿈틀대며 삶을 배우는 꿈틀리인생학교 그 자체였다.
외유내강
면접을 보기 위해 처음 학교에 간 날, 사실 좀 많이 놀랐다. 건물이 생각보다 더 허름했고, 아파트가 익숙한 나는 '와,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학교를 다니면서 든 생각은 '이 학교는 외유내강이다' 하는 것이었다. 겉은 허름했지만 속은 견고했다. 다양한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고, 나의 또 다른 집이 되어주었고, 가두기보단 뻗어 나갈 기회를 주는 소중한 공간이 되어주었다. 허름한 건물 속에서 나는 분명히 견고해졌고, 확실히 단단해졌다.
나와 관계
배움이 있었다. 전에는 공부라는 핑계로 어쩌면 외면해왔던 인간관계를 직면했다. 솔직히 단체생활은 불편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많았고, 때로는 일부러 거리를 두기도 했다. 근데 마음이 불편했다. 지내다 보니 다른 친구들도 많이 불편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려 노력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많이 연습했다. 의도와 목적이 다분한 때가 있었다. 내가 마음을 준 사람에게 그만한 무언가를 받지 못했을 때 너무 속상했다. 결국 실망은 내가 기대한 탓이라는 걸 알았고, 기대 없이 나의 것을 나누는 연습을 했다. 또 타인을 미워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었다. 역시 그러지 않는 연습을 했다. 아직도 연습을 해나가는 과정의 단계이지만 분명히 전보다는 마음이 편하다.
안개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