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색깔의, 심지어 재질과 상표까지 똑같은 사복을 위아래로 맞춰 입은 송수진·강민정 학생은 정말 “짱친”이 맞았다.
최육상
전북 순창고등학교(교장 양봉철)는 지난 1월 5일부터 3박 4일간 제주도를 방문해 학교통합교과 활동으로 '제주에서 배우다'를 진행했다. 제주의 역사, 인물, 지질, 문학 등 총 8개 탐구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사전 조사 활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심사해 1·2학년 재학생 17명을 선발했다. 탐방은 각 과목 교사들도 함께했다.
탐방을 다녀온 1학년 강민정·송수진 학생을 지난 11일 오후 순창읍내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두 학생은 "제주도를 새롭게 알았다"면서 '4·3사건'을 바라본 탐방 감상문을 작성했다. 감상문에는 열일곱 살 소녀 감수성으로 이해하고 감당하기 힘들었을 4.3사건을 바라보는 두 학생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두 학생을 만나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이들이 남긴 4·3사건 관련 감상문의 묵직한 울림 때문이었다.
"주제를 선택하고 보니까 저희 2명만 4·3이었어요. 오랫동안 자료를 찾아보고 보고서 작성하고 발표도 했어요. 사실, 제주도는 가족 여행이나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 몇 번 가봤었는데 그전에는 몰랐던 내용을 이번에 알게 돼서 뜻깊었어요."
'둘은 어떤 사이냐'는 질문에 두 학생은 서로를 바라보며 "중초(순창중앙초등학교), 여중(순창여중), 순고(순창고)까지 10년째 함께 다니는 '짱친'"이라고 웃었다. '짱친'은 정말 친한 친구인 '절친'보다 더 의미가 강한 말이란다.
두 학생은 감상문에서 남다른 글솜씨를 보여줬다. 평소 글을 자주 쓰는지 궁금했다.
"저는 책 읽는 걸 좋아해서 꾸준히 독후감을 써요. 책을 읽으면 항상 형광펜 같은 걸 들고 있거든요. 이 문장이 마음에 들면 밑줄을 쳐놓기도 하고, 어떤 단어나 문장들은 나중에 글을 쓸 때 글감으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따로 적어놓기도 해요."(송수진)
"솔직히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에요. 생각나는 대로 쓰다가 마지막에 검토할 때 여러 번 살펴보면서 문장을 가다듬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글쓰기 전에 자료를 진짜 많이 찾아봐요.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그 자료에 영향을 좀 받는 것 같기도 해요.(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