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관련자료에는 '황 사장'이라는 이름으로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회장이 수차례 등장한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강원도 삼척 출신인 심 도사는 삼척의 고찰인 영은사에서 공부하면서 점이나 사주, 관상 등을 봐줬다고 한다. 영은사 파계승의 아들이라는 얘기도 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도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버지가 영은사 주지 스님이었다"라고 했다(2021년 7월 20일).
일부에서 그를 '무정 스님'으로 부르지만 정식 승려는 아니다. 영은사 주지 정광 스님도 "그분은 '스님'도 아니고 '도사'도 아니다"라며 "사주나 관상 등을 보는 역학인"이라고 촌평했다. 실제 '심희리'라는 이름의 무속인(역술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심 도사는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윤석열 후보, 황하영 회장 등과 아주 긴밀하게 얽혀 있다. 먼저 심 도사는 관상을 통해 임원과 현장소장, 비서 등 조 전 회장의 인사에도 관여했을 정도로 그의 핵심 측근이었다. 일정표, 연락처 등 조 전 회장 관련자료에서 심 도사는 '무정스님'이나 '심희리'라는 이름으로 수차례 등장한다. 주로 조 회장과 식사하는 일정이고, 골프 라운딩에도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조 전 회장과 황 회장 또는 조 전 회장과 윤 후보, 장모 최은순씨와 골프를 치는 식이다.
심 도사는 윤 후보와 김씨를 결혼으로 이끈 인물이다. 김씨와 이명수 기자의 전화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그분이 제가 특별한 사주라면서 맨날 저한테 '39살이 지나야 결혼이 된다, 그 전에 결혼하면 안된다'고 했다"라며 "또 '나이 차이가 너무 많으니까 말을 안했는데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고 해서 공무원하고 결혼하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그렇게 됐다(결혼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씨는 지금은 심 도사와 인연을 끊은 것으로 얘기했다. 김씨는 같은 날(2021년 7월 20일) 전화통화에서 "그 스님이 한번 놀러오더니 '문재인이 망한다'고 하는 거다"라며 "우리 남편(윤석열)이 얼마나 열이 받아서 다신 보지 말자고 했다, (문재인이) 망하면 우리 남편이 망한다는 말밖에 더 되나? 그때부터 인연을 딱 끊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심 도사가 윤 후보의 '손바닥 왕자'를 코치했다는 C씨의 증언과는 차이가 있다. "인연을 끊었다"라고 말한 때는 지난해 7월이고, '손바닥 왕자 논란'이 있었던 때는 10월이기 때문이다. C씨는 "심 도사가 한동안 윤 후보에게 서운해하는 것 같았다"라며 "검찰총장이 된 후에야 다시 가까워졌는데 그 전에 조금 소원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윤 후보와 심 도사 사이에는 '황 사장'으로 불리던 황 회장이 있다. 심 도사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오랫동안 극진하게 모셔왔다. 황 회장은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때부터 인연을 맺은 윤 후보와 호형호제 하는 사이다. 윤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하기 전인 지난해 5월 29일 강릉을 방문했을 때 황 회장과 차를 마셨다는 일화나, 황 회장의 아들이 윤 후보를 '삼촌'이라고, 부인인 김건희씨를 '작은 엄마'라고도 부른다는 일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황 비서'로 불렸던 황 회장의 아들은 윤 후보와 김씨를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시 인사 E씨는 "황 회장은 삼부토건,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검찰 보호막 등을 활용해 상당한 재력을 축적했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라며 "황 회장은 윤 전 총장의 스폰서(후원자)이다, 황 회장도 스스로 '나는 윤석열의 후견인'이라고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김건희 통화 녹취록] 김건희 "무정 스님이 그랬어요, 김건희는 남자고 윤석열은 여자다" http://omn.kr/1x0g3
[2021년 7월 8일 보도] 윤석열-김건희 연결해줬다는 '스님'의 정체는? http://omn.kr/1ud55
[2021년 9월 7일 보도] 의형제? 스폰서?... 윤석열과 황 사장의 40년 인연 http://omn.kr/1uvq9
[2021년 10월 15일 보도] 교회서 찬송가 불러도... 윤석열과 부인·장모에 드리운 역술·무속 그림자 http://omn.kr/1vk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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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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