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노스밴쿠버의 한 산꼭대기에 있는 나무 실루엣, 남쪽에서 난 산불로 인해 강화된 색의 태양과 하늘이 보이고 있다. (사진 Jonathan Hayward/The Canadian Press via AP)
연합뉴스/AP
사실 기후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것이 비단 B.C.주만은 아니다. 지난 2월, 캐나다 16개 대도시를 분석해 홍수에 대한 대비 정도를 A부터 E까지 등급 매긴 보고서가 발표됐다. 최근 업데이트 된 '홍수 위험 지역도'를 가지고 있는지, 홍수로 불어난 물이 어디로 흘러가는가를 인지하고 있는지, 적절한 배수 설계가 되어 있는지, 주택 소유자들이 홍수로부터 집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를 받고 있는지, 주요 사회기반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돼 있는지, 의료시설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와 같은 7개 항목을 평가해 등급이 매겨졌다.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2015년에 행해진 조사에서 종합점수는 C+에 그쳤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5년 뒤 행해진 동일한 조사에서도 역시 같은 점수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 기상이변, 특히 홍수에 대한 대비에 있어 그간 신속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거의 예외없이 각 도시마다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사회공공시설이었다.
조사를 진행한 기관의 소장인 블레어 펠트매이트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홍수나 산불과 폭염 같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험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이 돼 있다. 기상이변에 대비하기 위한 표준과 지침도 잘 마련돼 있는 편이다. 부족한 것은 긴급히 조치들을 실행시킬 신속성이다.
그리고 그 신속성을 위해 요구되는 것은 당연히도 정부의 투자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필요하다고 파악한 곳에 투자할 수 있도록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자본을 동원하는 것. 딜란 클라크 등 전문가들은 말한다. 단지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항해 회복력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고. 지금 그러한 투자를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금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기후변화 때문에 지출해야 할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가 될 것이다. 올 가을 발표된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가 2℃ 아래로 유지된다는 최상의 시나리오 하에서도 홍수가 B.C.주 남부 본토에 끼칠 손해액은 앞으로 20년 동안 연간 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용이 들더라도 지금 당장 인적, 물질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투자를 할 것이냐, 아니면 곧 다가올 미래에 그보다 훨씬 큰 손해액을 감당할 것이냐에 대한 답은 자명할 것이다.
캐나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바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건만, 그런 캐나다가 극심한 기상이변으로 거듭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에어컨도 필요 없던 곳에 닥친 폭염과 산불, 90대 할아버지도 처음 겪는다는 홍수와 산사태는 지구상 어느 곳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경고하는 듯하다. 기후변화는 앞으로 다가올, 그래서 대비해야 할 두려운 무언가가 아니다. 이미 현실로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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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불난리, 올해 물난리... "앞으론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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