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골수 억 년을 쌓여온 갯벌의 모습은 그 자체로 신비로워 보인다.
이상구
이윽고 장수천이 나온다. 남동구 장수동에서 발원해 소래 앞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개천이다. 다리 위에서 물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뭔가 큼지막한 생물체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잉어다. 팔뚝, 아니 어른 다리통 만하다. 한두 마리가 아니다. 떼로 몰려 있다. 움직임은 빠르지 않다. 여유로워 보인다. 뭔가 신령함 마저 풍긴다.
아무도 그걸 잡지 않는다. 가냘픈 철새들은 오히려 잡혀 먹힐 것 같다. 개천의 왕처럼 느릿느릿 헤엄치다 누가 건빵 조각이라도 던져주면 일제히 물 위로 튀어 오른다. 잉어는 장수를 상징한다. 그 잉어가 장수천에 사니, 두 배는 더 오래 살 터다. 잉어는 또 등용문, 합격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제 공원이다. 공원 내엔 이런저런 시설물이 많다. 작은 수목원도 있고, 목공예 체험장과 전시장도 있다, 신비로운 자태의 수석도 구경할 수 있고, 4계절 썰매장도 있다. 코로나로 구경은 할 수 있지만 직접 체험하거나 즐기는 건 중단 상태다. 공원 한 가운데 호수가 있다. 일산이나 청라만큼 크지는 않아도 제법 운치가 있다. 거기에도 잉어가 살고 있다.
혼자였지만 혼자 걷지 않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