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공유우산.
원주좋은변화연구회
집에 가는 길, 예상치 못하게 소나기가 내린다. 우산이 없는 당신이 비에 젖는 사이, 누군가 당신 곁으로 다가와 슬며시 우산을 씌워 준다. 영화 <늑대의 유혹>에 나온 이 장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오마주될 만큼 유명한 장면이 되었다.
현실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낯선 사람과 우산을 흔쾌히 나눠 쓸 수 있을 만큼 안전한 나라가 아니고, 안전하게 우산을 나눠 쓸 수 있는 장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 근사한 사례가 생겼다. 강원도 원주시 원주좋은변화연구회의 '공유 우산 프로젝트' 덕분이다. 아파트 입구나 시장 상점 앞에 공유 우산함을 설치하여 비가 오거나 해가 내리 쬘 때 누구나 우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2021년 원주좋은변화연구회는 봉산동 동신아파트, 배말타운, 삼익아파트 등에서는 입주자 대표 회의를 통해 공유 우산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기획했고, 상지대학교에서도 학교 본관, 병원, 센터 등에 공유우산함을 설치해 캠퍼스 안에서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원주 혁신도시 상인회와 중앙동 문화거리 상인회는 시장 앞에 공유 우산을 설치하고 상인들이 직접 관리하여 더운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손님들이 시장 내 상점을 편히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원주 안에서 공유 우산 프로젝트가 확장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상지대학교, 삼양, 농협원주지부 등 다양한 단체가 동참했다.
공유한 우산만 4000개... 우산에 담긴 따듯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