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 블루의 몰포 나비.보는 각도에 따라서 색이 변하는 구조색을 갖고 있다.
DidierDescouens,Wikipedia
아무튼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빠삐용은 몰포 나비를 잡아서 거간꾼에게 건네주며 돈을 줄 테니 탈출용 보트를 구해달라고 한다. 어렵게 탈주하여 약속 장소에 도착했으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교도소장이었다.
약삭빠른 거간꾼에게 속은 스티브는 독방에 수감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탈옥 의지가 꺾이지 않는다. 나비 때문에 죽을뻔 했지만 가슴에 새겨진 몰포 나비 문신은 그의 탈출을 돕기도 하는데...
볼 때 마다 색이 바뀌는 구조색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비의 날개는 인편(비늘쪽)이 기왓장처럼 덮여있다. 나비를 손으로 잡으면 가루가 묻어나는데 이를 인분(鱗粉), 또는 인편(鱗片)이라고 한다. 구조색은 이러한 비늘 쪽이 여러 층으로 겹쳐있기에 보는 각도에 따라서 색이 달라진다. 실생활에서 구조색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물 웅덩이에 퍼져나간 기름이 보여주는 현란한 컬러,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그림이 보이는 렌티큘러 장식품, CD나 DVD 표면의 무지개색, 카멜레온이 몸 색깔을 바꾸는 원리, 공작새의 깃털, 위조지폐 방지용 홀로그램 등이다.
몰포 나비는 구조색이 가장 뚜렷한 곤충으로서 날개를 펴면 어른 손바닥을 덮고도 남으며 햇볕을 반사하므로 멀리서도 눈에 뜨인다. 윗 날개는 금속성 느낌의 신비한 푸른색이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며 뒷날개는 갈색 바탕에 눈알 무늬가 있어서 대비된다.
몰포 나비뿐만 아니라 여러 곤충이 구조색을 갖고 있다. 오색나비류, 녹색부전나비류, 청벌류, 잎벌레, 비단벌레 등등. 바닷속에도 구조색을 띈 생물이 있다. 바로 전복 껍데기. 지금은 예전만큼 인기가 없지만 한 때 자개장은 신혼 부부의 혼수 중 으뜸가는 가구였다. 자개 보석함, 자개 장롱, 화장대, 나전 칠기 등을 만드는 재료가 전복 껍데기다.
과거 70년대까지는 자개장이 사치품이었다. 수요가 급증하면 가짜가 생기게 마련이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손이 많이 가는 비싼 옻칠 대신에 싸구려 도료를 쓰다 보니 점차로 외면받다가 생활환경의 급변으로 인기를 잃어버렸다.
자개 공예의 원류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대모(玳瑁) 거북의 등껍질로 만든 공예품이 부의 상징이었다. 진한 호박색의 등갑에 기하학적인 무늬가 있어서 장식을 해 놓으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배어 나온다. 그러나 대모 껍질은 구하기가 어려워 여러 대용품을 사용했는데 그 중 하나가 전복 껍데기다.
지금의 자개공예는 잊혀져 가는 전통이지만 외국인에게는 흥미로운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지금도 2호선 신당역에서 왕십리 방향으로 걷다보면 자개공예 거리가 있다. 사실 거리라고 하기에는 민망하지만 몇 군데 공방이 남아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래된 자개장이 있다면 버리지 말고 리폼해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면 좋다. 레트로 감성에 흠뻑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