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사 회전문/보물 제 164호
문화재청
하지만, 청평사의 회전문은 빙글빙글 도는 문이 아닌데 왜 회전문이라고 했을까요? 회전문의 회전은 윤회전생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윤회전생은 불교용어로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과 같이 모든 생명은 죽어서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 회전문은 큰 진리를 깨달아 윤회전생의 고통을 끊고 극락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廻와 回가 구분이 됩니다. 회전문(回轉門)의 回은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도는 객체의 의미가 있습니다. 즉 회전문은 사람이 문을 통과할 때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수단이며, 그 문을 들어오거나 나가는 사람의 다음 행동에 대한 그 어떤 의미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에 반해 회전문(廻轉門)으로 회(廻)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고, 다시 태어남을 수레바퀴가 돌듯 끊임없이 반복하지만 수레바퀴가 굴러서 앞으로 나아가듯이 이전의 생보다 앞으로의 생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주체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전문은 진리를 깨달아 윤회전생의 고통을 없애는 데 그 목적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廻에는 있지만 回에는 없는 것, 즉 廴는 '길게 걸을 인'입니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삶의 반복이 있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 결국 진리를 깨닫겠다는 주체로서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