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회장
윤석열 페북 / 동해시 상공회의소 홈페이지
"쌍둥이 딸이 있는데 한 명이 얼마 전 결혼했다고 들었다."
기자가 지난 7월 26일과 8월 2일 강원도 동해시에 가서 '윤석열 40년 지기'로 알려진 황하영(70) 동부전기산업 회장을 취재하다가 전해들은 이야기다.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일정표에 '황 사장'으로 등장하는 그는 동해시에서는 '황 회장'으로 통한다. 이 기사에서는 두 표기를 적절하게 병기 한다.)
실제로 황 회장은 쌍둥이 딸과 아들을 두고 있다. 아들은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비공식적으로 윤석열 전 총장의 대외일정수행을 담당했다가 최근 '문고리 인사' 논란으로 잠시 캠프를 떠나 있다. 쌍둥이 딸 중 한명은 지난 5월 1일 대검찰청 예식장에서 박아무개 검사와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8월 5일자 <선데이저널> 기사에 따르면, 결혼식 1주일 전에 신랑인 박 검사와 그의 친구들이 신부집에 함을 메고 들어왔을 때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가 신부집에 있었고, 윤 전 총장은 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아들은 윤 전 총장의 대선캠프에 참여했고, 딸의 결혼식과 관련해 함 들어오는 행사에 김 대표가 참석한 것은 황 회장과 윤 전 총장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인연의 기원... "사시를 하기 전부터 윤 전 총장 알고 지냈다"
"저도 이해가 안가더라. 고향이 같은 것도 아니고, 연령이나 학교가 같은 것도 아닌데, 오래 전부터 윤 전 총장을 알았다고 하니까."
윤 전 총장과 강릉지청에서 함께 근무했다는 동해시 인사 A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의 (깊은) 관계는 잘 모르고, 옛날부터 서로 아는 관계라는 것만 안다"라며 "윤 전 총장이 사시(사법시험)를 하기 전인가 사시를 할 때부터인가 황 회장과 알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황 회장도 스스로 사시를 하기 전부터 윤 전 총장을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0일 <강원도민일보>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고시하기 전부터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전화통화는 윤 전 총장이 지난 5월 29일 강릉을 방문한 다음날 이루어졌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당시 전화통화 내용은 이렇다.
- (윤 전 총장과는) 언제부터 알게 된 사이냐?
"고시하기 전부터. 강릉에 (윤석열 전 총장의) 외갓집(이 있다). 이봉모 (전) 의원님이 윤석열 (전) 총장 엄마의 외삼촌이다. 요번 토요일날(5월 29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성묘 차원에서 (강릉에 온 것이다). 죽마고우가 권성동 (전) 의원이다. 금학동 윤석열 외갓집하고 권성동 (전) 의원 집하고 담 하나 사이로 (있었다)."
- 근데 윤 전 총장이 강원도(강릉지청) 오면서 더 친해진 거냐?
"그렇다."
- 그럼 고시하기 전 언제부터 (알았나)?
"청년시절에 서울에서 알게 됐다."
- 청년 때 어떻게 만난 거냐?
"그건 뭐...(말을 아끼며 언급을 피함-기자주) 두루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몇 더 있어."
결국 윤 전 총장과 황 회장은 지난 1980년대부터 알고 지낸 '40년 지기'라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83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1년 9수 끝에 제33회 사시에 합격했다. 쌍용양회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B씨도 "윤 전 총장과 황 회장은 40년 지기 정도 된다"라며 이렇게 증언했다.
"윤 전 총장이 고시공부를 할 때부터 황 회장이 윤 전 총장을 격려하고 지원한 것 같다. 윤 전 총장이 1996년부터 1997년까지 강릉지청에 있었는데, 황 회장이 그 전에 어떤 사유로 윤 전 총장을 만났는지 모르겠지만 고시공부할 때 황 회장이 윤 전 총장을 지원했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윤 전 총장과의 관계를 부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C씨는 "사시를 하기 전부터 알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윤 전 총장이 강릉지청에 온 뒤부터 가까워졌다"라고 주장했다.
윤석열과 황하영 사이에 껴있는 무정스님의 그림자
황 회장이 어떤 계기로 윤 전 총장을 알게 됐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황 회장이 "서울에서 알게 됐다"라고 했지만, 일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동해시와 가까운 삼척시의 한 절에서 고시공부를 했는데 그때 황 회장과 인연을 맺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강릉지청에서 근무할 때 그를 만난 적이 있다는 동해시 인사 D씨는 "삼척 궁천리의 영은사에 암자가 있는데 윤 전 총장이 거기서 고시공부를 했다고 들었다"라며 "그때도 황 회장이 윤 전 총장을 많이 지원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D씨가 언급한 영은사는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말기 범일조사(梵日祖師)가 창건한 고찰이다. 특히 황 회장, 윤 전 총장과 가까운 무정 스님(심무정)과 깊이 관련된 장소여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