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와 최고위원 등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함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미경, 김재원 최고위원, 김기현 원내대표, 이준석 대표, 조수진, 배현진 최고위원,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되면서 정치 역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고 본다. 한국 언론은 물론 외신까지 30대 당대표의 탄생을 축하했다. 이 대표의 당선은 보수정당에서의 세대교체뿐만 아니라 정치계의 세대교체를 알린 신호탄이기도 하다고 본다. 그의 당선은 분명 의미가 있지만 우려도 된다. 그의 지난 10년 발자취를 짚어보면, 특히나 최근 GS편의점 포스터 사건에서 이 대표는 논란을 재생산해오는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당선 연설에서 "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10가지가 넘는 고명이 각각의 먹는 느낌과 맛, 색채를 유지하면서 밥 위에 얹혀있을 때"라고 말하며 공존을 이야기했다(관련 기사:
37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시대... 득표율 43.82%). 그가 말하는 공존이 아직까지는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공존의 상태에는 그동안 그가 배척해온 성소수자 등 다른 사람들도 함께이길 바라본다.
이 대표는 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를 고명들이 밥 위에 잘 얹혀있을 때라고 했다. 그러나 비빔밥이 가장 맛있을 때는 모든 재료들이 잘 섞여 있을 때다. 비빔밥 맛의 묘미는 특정 재료 하나의 맛이 튀지 않고 여러 재료들이 조화롭게 섞여 맛을 내는 데에 있다. 비빔밥 그릇을 한국 사회로 빗대어 본다면, 여러 재료들이 조화롭게 섞인 곳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보다는 고추장에게는 색이 너무 붉다며 비난하고, 그릇 밖으로 비쭉 튀어나온 고사리에게는 왜 혼자 튀냐며 나무라는 게 지금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 사회는 관용을 잃어버리고 정치인, 논객, 라디오DJ 할 것 없이 어떻게든 관심 받으려는 소위 '관종'만 남은 듯하다. 혐오와 비난이 만연한 세상에서, 아직도 사람이 서로 사랑할 때, 노인과 청년이 서로 의지할 때가 아름답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혐오와 마녀사냥은 이제 그만 멈추고, 다시 사랑과 조화를 이야기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아직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마침 그간 혐오에 앞장서왔던 보수정당에서도 함께 살자는 '공존'을 꺼내 들었으니, 진짜 공존이란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며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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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없이 '관종'만 남은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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