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교인은 집 중앙에 구루 나낙의 형상화를 걸어 놓고 항상 기도하고, 가족 회의도 그 앞에서 한다. 편지가 오면 형상화 앞에 놓고 기도 후 개봉한다.
Sikh
시크교에서 다스타르는 평등, 명예, 자부심, 용기, 숭고함, 경건 등 신앙의 규약이다. 또한, 시크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머리카락을 가리는 "신의 손"을 뜻한다. 펀자브어 다스타르는 원래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했다. 페르시아에서 머리카락을 가리는 헝겊을 돌반드라고 불렀고, 그 단어가 영어에서 '터번'으로 변했다.
긴 머리카락을 정갈하게 정돈하고 이교도와 쉽게 구별하기 위해서 터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크교인은 평생 터번 착용과 다섯 K 의무를 지켜야 한다. 시크교가 시작된 지 2세기 후인 1699년부터 구루 고빈드 싱이 규정한 다섯 K는, 케시(이발 금지), 캉가(나무 빗), 카라(쇠 팔찌), 카체라(면 속옷), 키르판(호신용 칼)이다.
시크교인의 가장 궁극적인 소원은 자신의 영혼이 영원히 신과 합쳐지는 것이다. 시크교인은 구원받거나, 천국에 가거나, 부를 축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시크교인은 펀자브어를 사용하지만, 펀자브어 '최초의 책'인 그란트 사힙(시크교 경전)은 구르무키 문자로 쓰였다.
전통적으로 시크교인은 쿠르타(깃이 없는 무릎까지 오는 긴 상의)와 바지, 겨울에는 그 위에 초카(긴 외투)를 입는다. 성인 남자는 큰 터번, 파그리를 쓰지만, 청소년은 머리카락을 동그랗게 말아 그물, 파트카로 묶어 머리 중앙에 고정한다.
전에 푼잡지역 출장 중 우연히 시크교도 경호원이 거울 앞에 앉아 파그리 두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시크교도는 아침마다 경전을 외우며 파그리를 쓴다. 순면인 파그리는 길이 약 210cm, 너비 20cm로 그리 무겁지는 않지만, 제대로 쓰려면 약 10분 정도 걸린단다. 파그리 색깔엔 의미가 있다. 파란색은 군인, 오렌지색은 지혜다.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색은 검정이다. 화려하고 밝은색의 멋쟁이도 보인다.
미국, 영연방 국가 등에서 터번을 쓴 시크교도 경찰, 공무원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홍콩 뒷골목 클럽 등 문지기도 터번을 쓴 시크교도가 많다. 시크교도는 성실하고 강인한 이미지로 경호, 경비 임무에 잘 어울린다. 같은 인도인인 힌두교인과 개념이 많이 다르다.
시크교인은 그란트 사힙을 숭배하지 않는 이교도와 결혼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도 내 이야기고,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시크교도들은 이교도와 결혼도 하고 파그리를 고집하지도 않는다.
시크교는 타 종교처럼 금식하지 않는다. 독실한 시크교인은 알코올과 환각 물질을 금하고, 가족이 조리한 음식만 먹는다. 육체를 정갈하게 한다며 채식을 하지만, 소와 돼지고기 등 육식도 한다. 이슬람의 할랄, 유대교의 코셔처럼 시크교의 쟈트카도 최대한 고통이 없게 가축의 목을 단 칼에 잘라 도살한다.
시크교인은 죽으면 화장을 한다. 화장 전, 시신 주위를 칸다와 꽃으로 장식한다. 칸다는 중앙에 양날 칼, 차크람(둥근 칼)과 양쪽에 키르판(휘어진 칼)을 장식한 시크교 상징이다. 화장 후 뼛가루를 강물에 뿌리고, 구르돠라(시크교 사원)에서 사하즈 파아트 보그(장례식)을 한다. 장례식엔 화려하지 않고 차분한 색의 옷을 입는다. 원칙적으로 흰색을 고집하지만, 요즘엔 검은색, 남색, 진회색 등도 허락하는 분위기다.
시크교 장례식은 그란트 사힙을 낭송하며 1시간 이내에 끝낸다. 시크교가 화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친환경 실천과 불필요하게 땅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무덤, 비석 등 표식도 하지 않는다. 장례식 후 13일째 날 유가족이 모여 프레타 카르마(망자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 윤회를 할 수 있게 제사)를 지낸다. 일주기 때, 망자의 명예로운 삶을 기리는 추도식을 한다.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 문고 호수에서 발견된 문고 여인의 잔해가 현재까지 알려진 인류의 가장 오래된 화장 잔해다. 불에 탄 뼈 잔해를 탄소 측정해보니 종교적 화장의식의 역사는 약 4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매장, 화장, 조장(들판에 시체를 놓아 독수리가 먹고 하늘로 날아가면 영혼도 함께 하늘도 오른다) 등 종교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장례 풍습으로 변했다.
화장은 육신이 가스와 재 등으로 변해 자연으로 사라지는 친환경 장례절차다. 대부분의 국가는 체계적인 실내 화장장을 운영하지만, 인도와 네팔 등에서는 아직도 강변 등 노천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